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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와 일본 아베의 서로 다른 꿈

미국 트럼프와 일본 아베의 서로 다른 꿈

기사승인 2019. 05. 2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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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5~28일 일본 국빈방문…골프·스모·선술집 등 극진한 환대
트럼프, ‘대일 무역적자’ vs. 아베 ‘북한 납치문제’에 전력?
연호 레이와(令和) 첫 국빈방문에 고무된 일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3박4일 동안의 일본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도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스카이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환영하는 의미로 성조기를 형상화한 조명을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의 대대적인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환대)’가 시작됐다.

이날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주일 미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만찬에서 “양국간 무역은 조금 더 공정해야 한다”며 대일 무역적자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첫 일성은 떠나기 전부터 강조했던 무역 문제였던 것.

이 자리에는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겸 사장,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 사장, 닛산 니시 히로히토 사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 등 일본 톱 경제인을 포함한 미일 경제인 30여 명이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게 “미국과 일본은 무역이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며 “양국간 무역은 더 공정한 것이 돼야한다”라고 말한 뒤 미국에 대한 투자를 호소하기도 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이끄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트럼프의 의지를 반영하듯 도착한 첫날 저녁부터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상(장관)이 이끄는 협상팀과 무역협상을 재개했다. 이들은 지난달 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도 협상을 진행했다.

트럼프 정부는 무역적자 감축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만큼 일본의 대미 수출 주력상품인 자동차 업계를 타깃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중 80% 가량을 차지한다.

아베 총리는 극진한 오모테나시로 방언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공식 일정이 없는 둘째날인 26일 골프와 스모 관람, 선술집 만찬 등으로 분위기를 풀어 가장 얻고자 하는 것을 쟁취하겠다는 심산이다.

스모 관람은 아베 총리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름 우승자를 가리는 의미있는 경기인데다 모래판에서 가까운 좌식 관람석에 의자를 놓는 세심함도 준비했다. 경기장을 나와서는 도쿄 번화가인 롯폰기에 있는 일본 선술집에서 만찬을 한다.

트럼프 방일 사흘 동안 도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634m 스카이트리는 환영의 의미로 성조기의 색을 환하게 빛추고, 그가 머물 호텔 인근 길에는 미국의 성조기와 일본 국기가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호 ‘레이와’가 시작된 후 첫 국빈이란 점에서 27일 나루히토 일왕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어 미·일 정상회담과 일왕이 주최하는 궁중 만찬이 예정돼 있다. 쇼와 일왕이 숨진 뒤 헤이세이(平成)를 맞은터라 당시 첫 국빈은 짐바브웨 무가베 대통령이었지만 이번 레이와는 세계 최강국 미국 대통령이 최초 국빈이 됐다.

아베 총리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심산이다. 27일 정상회담 후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의 면담도 계획돼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자리에서 북한의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북·일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 미국에 재차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건을 붙이지 않고 회담을 하고 싶다는 뜻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따라 최근 두차례 발사체를 날린 북한에 대한 발언 수위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미군이 주둔해 있는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해상자위대 기지에서 이즈모급 호위함인 ‘가가’(かが)에 승선해 미일 간 군사적 동맹을 과시한 다음 일본을 떠날 계획이다. 떠나기 전까지 누가 웃을지는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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