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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된 ‘리테일 강자’…키움증권, 2분기 실적 홀로 하락

독이 된 ‘리테일 강자’…키움증권, 2분기 실적 홀로 하락

기사승인 2019. 08.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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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2분기 연결 영업익 전년 동기比 약 24% 줄어
사업 내 리테일 비중 높아…증시 침체시 수익률 악화
2분기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이어간 가운데 키움증권만 홀로 울상이다. 올 2분기 증시 침체로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이 타격을 가장 크게 입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트레이딩 및 브로커리지 부문에 영업수익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증시가 좋지 않으면 수익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다른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에 쏠린 비중을 줄이기 위해 투자은행(IB)과 글로벌 사업 확대 등으로 사업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반면, 키움증권만 여전히 비중을 줄이지 못해 수익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15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3.99% 줄어든 6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036억원으로 56.61%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32.98% 감소한 531억원이다. 분기 사상 최대인 1578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했던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1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 외에도 IB(투자은행), 부동산 투자사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반면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주식거래 부문에 강점을 갖고 이를 강조하다 보니 사업 내에 리테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증권사에 비해 높다. 실제 키움증권의 지난 1분기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 비중은 46%에 달했다. 개인투자자가 주식거래를 줄이면 수익이 축소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갈등 등으로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크게 하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달러·채권·금 등 안전자산 투자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키움증권은 올 1분기말 기준 해외주식 월 평균 거래 계좌가 5000개를 넘었다고 밝혔다. 2016년에 비하면 3배가 늘어난 수치지만, 최저수수료 등을 폐지해 수익성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적자를 감안하면서 개인 투자고객을 늘려 향후 사업 다각화를 한다는 전략이지만 여전히 개인투자자에 쏠린 수익 비중은 적지 않은 셈이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2분기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투자(PI) 손익도 악화했다. 키움증권은 다른 대형사와 달리 PI 부문에서 주식연계 투자비중이 높아 주식관련 PI 손익 민감도가 높다. 이와 함께 낮은 채권 보유율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가와 매매익이 늘어나지만 대형사에 비해 낮은 채권 보유율에 따라 채권운용 수익도 부진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 실적 하락은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금리보다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며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금융자산(FV-PL)에 계상된 채권이 총 자산 대비 40%인 반면 키움증권의 경우 26% 수준으로 주식시장과 연계된 PI투자 및 수익증권 보유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기존 강점인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IB에 집중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자산관리 등 체질개선을 시도 중이다. 그러나 지난 5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탈락,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 탈락 등 연이은 고배를 마시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리테일 시장의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며 “키움증권의 트레이딩 및 IB 손익이 증가하고 있어 종합증권사로 성장하는 과도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터넷은행 재추진 통해 혁신적인 사업 모델 등 중장기 성장 동력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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