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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사촌간 닮은 듯 다른 ‘바이오’의 꿈...SK바이오팜 상장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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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사촌간 닮은 듯 다른 ‘바이오’의 꿈...SK바이오팜 상장 배경은

윤서영 기자 | 기사승인 2019. 09.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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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8년전 SK바이오팜 등 설립
연구 및 개발비에만 5000억원 집중 투자
연내 상장 추진…"제 값 받지 못할수도"
최창원 부회장도 바이오사이언스에 집중
상반기 160억원 투입…매출의 21%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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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사업을 두고 닮은 듯 다른 사촌 간 경영이 돋보인다. SK그룹의 지주사는 SK㈜지만, 사실상 작은 지주사 하나가 또 존재한다. 최창원 부회장이 40.18% 보유하고 있는 SK디스커버리다. 현재 SK그룹 내 최태원 SK회장과 최 부회장은 각각의 지주사를 중심으로 바이오 사업을 따로 운영 중이다.

최 회장은 2011년 SK그룹의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SK의 100% 자회사로 있는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이 주인공이다. 당시 업계선 SK바이오팜의 출범을 두고 이미 SK그룹내 SK케미칼이 바이오 사업을 하고 있어서 중복 우려가 있다고 봤는데 결과적으로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 부회장은 2015년 SK디스커버리(당시 SK케미칼)의 혈액제 사업부를 분사시켜 SK플라즈마를 설립했다. 2017년에는 지주회사격인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을 인적분할하면서 기존 SK디스커버리의 생명과학사업부를 케미칼로 이관했다. 이후 SK케미칼은 백신사업부를 분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시킨다. SK그룹내 5개의 바이오사업 관련 회사가 설립되면서 사촌간 갈래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SK㈜와 SK케미칼의 바이오 사업 이원화로 양측이 투입한 투자금액도 만만치 않다. 출범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SK바이오팜의 연구 개발비용은 약 5000억원이다. 법인으로 설립되기 전부터 최 회장이 지주 산하에 바이오사업부를 만들어 투입한 금액까지 하면 액수는 더 커진다. SK케미칼도 지난해 신설한 바이오사이언스에 올 상반기 16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최근 SK가 SK바이오팜의 IPO(기업공개)를 공식화하면서 그동안 그룹내 ‘돈 먹는 하마’로 불리던 바이오사업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바이오사업은 장기간 투자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업종인만큼 단기간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 그동안 모회사인 SK와 계열사들이 바이오팜의 상장을 위해 발벗고 나선 이유다. 문제는 SK가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SK바이오팜의 상장을 앞두고 시장 여건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최근 ‘인보사 사태’로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된 데 이어 신라젠도 간암치료제 임상 중단권고를 받았다.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시장 평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상장을 해도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그룹내 바이오사업이 이원화되어 있는 만큼 각 계열사에 수천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입하기보다 오히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그룹이 SK바이오팜의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투입한 연구개발비용은 총 4791억원이다. SK바이오팜은 생명과학을 업종으로 하는 신약 연구개발회사로 2007년 최 회장이 신약 개발을 미래 신사업으로 보고 지주사 산하에 바이오사업부를 만든 것이 출밤점이 됐다. 2011년 해당 사업부를 분할해 SK의 100% 자회사로 출범시킨 곳이 SK바이오팜이다. SK바이오팜은 2015년 의약품중간체(CMS)사업부를 분사해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앞서 SK는 SK바이오팜 IPO를 2018년으로 전망했으나 올해 이사회를 통과하면서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에 상장을 앞두게 됐다.

SK바이오팜이 출범 이래 당기순손실을 내는데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최 회장의 ‘바이오 사랑’ 때문이다. 지난해 3월 SK는 유상증자를 통해 바이오팜에 1500억원을 투입했다. 덕분에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으로만 1246억원을 지출할 수 있었다. 2011년 출범 당시 205억원 당기순손실에 연구개발비용으로 229억원을 지출한 것과 비교하면 연구 및 개발비용은 출범 당시보다 6배로, 매출이 없는 곳인 만큼 당기순손실 규모는 7배로 늘었다.

그럼에도 SK바이오팜은 SK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다. 특히 출범 이후부터 최 부회장이 SK플라즈마를 출범시킨 2015년까지 SK바이오팜의 최대 매출 고객은 SK케미칼이었다. 2011년 7억원, 2012년 14억원의 매출을 올려줬고, 2013년부터는 SK종합화학과 함께 32억원을, 2014년 94억원까지 매출을 올려줬다. 2015년 이후부터는 SK바이오팜의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에서 SK케미칼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SK는 바이오텍을 출범시키고, SK케미칼의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도 바이오사업부인 SK플라즈마를 출범시키면서 더이상 SK바이오팜과는 거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SK케미칼과의 거래는 SK케미칼쪽에 기술 수출한 라이선스가 있어 매출이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SK바이오팜의 최대 고객은 ㈜SK가 된다. 2016년 SK는 SK바이오팜에 261억원의 매출을 올려줬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특수관계자와의 매출도 없어지면서 SK바이오팜 독자적으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IPO가 절실하게 됐다는 의미다.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빼놓고도 시장이 SK바이오팜을 더욱 주목하는 이유가 또 있다. SK바이오팜에는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씨가 입사한 바 있으며, 이후 최 씨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바이오인포매틱스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시장에서 향후 SK바이오팜은 물론 바이오의약품 사업이 SK의 주요 계열사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최 부회장은 2015년부터 독자경영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SK㈜의 바이오사업의 최대주주가 아닌, 본인 스스로 바이오사업을 주도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최 부회장은 SK플라즈마를 신설한데 이어 2017년 12월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이 인적분할했다. 기존 SK디스커버리의 생명과학 사업부가 케미칼로 이관됐다.

이후 지난해 5월 SK케미칼은 백신사업부(Vax)를 분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신설했다. 앞서 지주회사와 인적분할한지 1년여만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이 지분 98.04%를 보유하고 있으며 백신 의약품의 개발과 제조, 유통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최 부회장도 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동안 SK의 바이오사업 원조는 SK케미칼이었던 만큼, 형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개발비용은 올 상반기 기준 167억7000만원으로, 이 중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면 141억원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약 21.5%에 달하는 규모다. 이같은 투자 덕분에 2014년 시작된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 프로젝트는 작년 12월 미국 FDA승인하에 글로벌 임상1상 진입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회사측은 백신 상용화가 될 경우, 5개 EU국가에 약 5조2000억원 규모의 수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기준 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선 시장 여건이 안 좋은 상황에서 SK바이오팜이 성공적으로 상장될지 우려하고 있다. 최근 상폐된 코오롱티슈진은 물론 신라젠·한미약품 등 임상이 취소되면서 제약바이오주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특히 SK그룹내 바이오사업 회사만 5개가 넘는다.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을 중심으로 바이오사업이 이원화되어 있는 만큼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향후 계열 분리나 ‘따로 또 같이’경영에 따라 중복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K관계자는 “SK케미칼은 생체유래를 중심으로 하는 곳이고 SK바이오팜은 합성신약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며 “겹치는 부분이 없어 이원화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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