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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노사갈등에 고민 깊어지는 KB

[기자의눈] 노사갈등에 고민 깊어지는 KB

오경희 기자 | 기사승인 2019. 09.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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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간 협의를 진행 중인데 KB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여 난감하다. 이러면 협의 자체가 힘들어지지 않겠나.”

KB국민카드 노동조합이 10일 임금피크제와 특별퇴직금 요건 개선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서자, 회사 측은 난감한 모습이 역력했다.

KB금융그룹이 연이은 노사 갈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협의를 통해 합당한 합의안을 도출하기 전에 사실상 최후 수단인 장외투쟁 등 시위가 잦아져서다.

KB국민카드 노조 측은 지난해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통해 1월 중 관련 사항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회사 측이 7개월 여 넘도록 미뤄, 장외투쟁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 사례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KB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1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기존 만 55세에서 만 56세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에 계열사인 국민카드도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기업은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하면서 인건비를 낮출 수 있는 반면 근로자 입장에선 소득이 줄어드는 민감한 문제다.

KB국민은행 노조는 당시 임금피크제 등과 관련해 19년 만에 총파업을 벌였다. KB금융이 노조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배경이다. KB국민카드 노조는 같은 계열사로서 동등한 대우를 해달라는 입장이다. 지주 사옥 앞에서 집회를 한 이유이기도 하다. KB금융지주를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인 셈이다.

일각에선 파업 등 실력 행사가 노사 문화의 관행으로 자리 잡는 것을 우려한다. KB금융 내 다른 계열사들은 국민카드 노조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계열사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같은 직원 입장이라면 국민은행 수준으로 가길 바라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경영진 입장에선 계열사별 그룹내 기여도가 다른 데다 영업환경마저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과 동등한 조건을 수용하긴 쉽지 않다. 그룹 총 순이익 가운데 KB국민은행의 비중은 70%, 국민카드는 8%를 차지한다. 그렇다고 노조 측 입장에선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노사 불협화음이 장기화될수록 양측 모두 득보다 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노조가 파업 등으로 실력행사를 하면 기업은 고용 불안을 무기 삼아 대치하게 된다. 결국 서로가 피해를 입게 된다는 얘기다. 노사가 ‘강대강’ 대치를 반복하면 결국 ‘힘의 논리’가 기업 문화를 지배하게 된다. 노사는 지금부터라도 바람직한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 노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향후 KB금융의 경쟁력에 장애물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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