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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G-삼성 8K TV 싸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사설] LG-삼성 8K TV 싸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기사승인 2019. 09. 1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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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TV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7일 상대방 제품을 비방하며 8K 논쟁을 벌였다. 8K TV는 가로 화면에 8000만 화소가 촘촘히 박힌 TV를 말하는 데 두 회사가 같은 날 상대방 TV를 공격했다. 서로 약점을 들추고 흠집 내기에 열을 올렸는데 한·일 무역갈등, 중국 업체의 추격 등 어려운 때에 국내 업체끼리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말들이 많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LG전자였다. LG전자는 삼성 TV를 분해하고, 화질을 문제 삼았다. 삼성 TV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선명도도 국제기준에 못 미친다고 공격했다. 몇 시간 후 삼성전자가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LG TV로 영상을 틀어도 재생이 잘 안 된다며 준비가 덜 된 게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서로 상대 TV의 결점을 들춰낸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표적인 가전 라이벌로 제품과 성능·판매 실적 하나하나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얼마 전에는 냉장고 용량을 싸고 100억 원대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심지어 한 회사의 임원이 해외가전박람회에서 상대 회사 세탁기를 부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일도 있다. 신제품이 나올 때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만큼 상대방보다 좋은 제품을 먼저 내놓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상대 제품의 약점을 건드리기도 한다. 이런 홍보와 비방은 치열한 경쟁의 한 측면일 수 있고 그 덕분에 소비자들이 신제품에 대해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알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사용 후기를 인터넷에 올리고, 입소문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두 회사의 이날 행태는 지나쳤다. 도를 넘는 상대방 제품 깎아내리기는 제3자에게 어부지리만 줄 수 있다. 경쟁 제품의 문제점을 드러내더라도 이럴듯 사생결단할 필요는 없다. 최근 경쟁(competition)하면서도 공동 R&D와 같은 일에는 협력(cooperation)하는 소위 ‘협력형 경쟁’(coopetition)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게 가능하려면 상대방 흠집 내기에도 금도(襟度)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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