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단식 8일째 | 0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7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8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송의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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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7일 청와대 앞에서 8일차 단식투쟁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단백질이 섞인 소변인 단백뇨 증상을 보이는 등 건강상태가 악화함에도 단식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지난 23일 저녁부터 건강 악화로 누워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황 대표는 이날도 청와대 사랑채 앞에 설치된 몽골텐트에서 단식을 중단하지 않았다.
황 대표의 체력이 고갈되고 있고 의식은 있지만 말은 거의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5일부터는 신장 기능이 떨이지면 발생하는 단백뇨 증상도 동반되고 있다.
박대출 의원은 이날 황 대표의 단식텐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백뇨가 시작된 게 사흘째”라면서 “어제부터 얼굴이 붓기가 나타나고 있는데 단백뇨가 있는 상태에서 붓기 증세가 있으니 걱정이 많이 된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강추위 속 장기간 노숙 단식으로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콧물 등 감기 증세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의원들과 함께 황 대표를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를 만난 후 기자들에게 “병원에 가시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는데 대표는 ‘(단식을) 조금 더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의사들은 안 된다는데, 황 대표는 계속하겠다고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거센 항의 받으며 농성장 방문…“비판은 비판이고 찾아뵙는 게 도리”
이날도 황 대표의 단식투쟁장에는 여러 정치권 인사들이 다녀갔다.
오전에는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과 이계성 국회 정무수석이 황 대표를 찾아 단식을 만류했다.
유 사무총장은 “건강이 많이 걱정된다.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합의 처리가 잘되도록 대표께서 좀 노력해달라”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말을 전했다. 이에 황 대표는 “감사하다. 의장께서 조금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오후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황 대표를 찾았다. 심 대표가 황 대표의 단식 텐트로 발걸음을 옮기자 황 대표 지지자들은 “심상정 물러가라”고 외치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심 대표는 1분가량 단식 텐트에 들어갔다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님이 주무시고 계셔서 얼굴만 뵙고 나왔다. 기력이 없으셔서 주무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황 대표의 단식을 두고 ‘황제단식’이라고 비판했던 것에 대해 심 대표는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황 대표가 단식으로 고생하고 계시기 때문에 찾아 뵙는 것이 도리라고 봤다”면서 “정치보다는 사람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도읍 의원은 천막 안으로 향하려는 심 대표에게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데 (정의당에서) 조롱과 멸시가 나와서는 안 된다.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 하지 않냐”고 항의했다고 당 대변인 김성원 의원은 설명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오후 황 대표를 찾아 단식을 말렸다. 원 지사는 “승리하는 단식이 돼 빨리 기력을 회복하시고 지금 각오 이상의 각오로 특히 야권 쇄신의 비상한 힘을 발휘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