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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시 꼬이는 북·미… 북한만 바라봐선 안 돼

[사설] 다시 꼬이는 북·미… 북한만 바라봐선 안 돼

기사승인 2019. 12. 0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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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서 북·미관계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 운운하며 미국을 압박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북한에 6·12 싱가포르 합의를 지키도록 요구하고, 필요하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친서를 주고받으며 사랑에 빠졌던 두 사람이 서로 날을 세운 것은 비핵화 대화에 진전이 없다는 것인데 앞으로가 걱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차 방문한 영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합의를 지킬지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가 (북한에 대해)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북한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렸다”고 험한 말을 해댔다.

트럼프는 또 주한미군이 미국의 안보이익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그건 논쟁해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양쪽으로 다 논쟁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철수와 주둔 두 가지를 다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의 주둔을 바란다면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고 했다. 무서운 말이다. 한국은 현재 10억 달러 안팎을 내고 있다. 미국은 5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위협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비핵화 협상이 결코 쉽지 않으며 북·미가 각자의 길을 가는 게 아닌지 걱정하게 만든다. 북한은 미국이 연말까지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미국은 북한이 ‘가시적인 조치’를 먼저 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북·미 간 대화의 돌파구 마련이 어려울 전망이다. 악화되지 않으면 다행이다.

북·미 관계 악화는 북한에 잔뜩 기대를 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운신 폭을 좁게 만든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불신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탐탁스레 여기지 않을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똑바로 봐야 한다. 김 위원장은 가시적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한국과 미국을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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