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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크러쉬 “아날로그 음악에 빠져, 영혼 쏟아부었죠”

[인터뷰] 크러쉬 “아날로그 음악에 빠져, 영혼 쏟아부었죠”

기사승인 2019. 12.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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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2집 'From Midnight To Sunrise'로 컴백한 크러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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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네이션
R&B 아티스트로 크루에서 큰 활약을 보이던 크러쉬는 2012년 12월 디지털 싱글 ‘Red Dress’(레드 드레스)를 발매하며 가수로 정식 데뷔, 차세대 ‘R&B 가수’로 성장했다. 자이언티·슈프림팀·다이나믹듀오·박재범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작업을 이어간 크러쉬는 ‘Crush On You’(크러쉬 온 유) ‘가끔’ ‘SOFA’(소파) ‘우아해’ ‘잊어버리지 마(Feat. 태연)’ ‘그냥’부터 큰 인기를 끈 OST ‘Beautiful’(뷰티풀) ‘잠 못드는 밤’ 등 자신의 대표곡들도 차곡차곡 쌓아갔다.

지난 5일 발매된 새 앨범 ‘From Midnight To Sunrise’(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는 크러쉬가 약 5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었다. 그래서인지 새 앨범 인터뷰를 위해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크러쉬는 긴장감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3년간 공을 들인 이번 앨범은 크러쉬가 음악 작업을 하는 하루의 시간을 음악으로 담아냈다. ‘하루’라는 테마 안에 시간의 흐름에 맞게 트랙들을 배치했고 이는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텔링으로 완성됐다.

“오랜만에 정규 앨범이라 굉장히 긴장되고 떨려요. 그동안 싱글과 EP앨범으로 활동을 해왔는데, 아무래도 정규 앨범은 규모가 큰 작업이다 보니 부담감이 컸어요. 저의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표현할 만큼 열심히 만들었죠. 구상은 3년 전에 시작했고, 그때부터 곡을 써서 모아놨다가 앨범이 하고자 하는 주제와 맞게 트랙을 배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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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네이션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을 포함해 ‘From Midnight To Sunrise’(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 ‘Wake Up’(웨이크 업) ‘Wonderlust’(원더러스트) ‘티격태격’ ‘Sunset’(선셋) ‘Butterfly’(버터플라이) ‘Ibiza’(이비자) ‘Cloth’(클로스) ‘Sleep No More’(슬립 노 모어) ‘잘자’까지 총 12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수 딘, 자이언티, 밴드 원더러스트 등이 참여했다.

모든 곡이 소중하지만 그 중 더블 타이틀로 선정된 ‘Alone’(얼론)과 ‘With You’(위드 유)는 크러쉬가 다른 곡보다 조금 더 애착이 가는 곡이다. ‘Alone’은 90년대 R&B 기반의 곡으로, 90년대 황금기 시절의 아카펠라를 느껴볼 수 있는 것이 포인트다. ‘혼자’인 것 같은 이들을 위로하는 가사가 담겼다. 또 다른 곡 ‘With You’ 역시 90년대 R&B 기반의 음악으로 후반부 브릿지부터 쏟아지는 코러스와 악기들의 웅장한 구성이 인상적인 곡이다. ‘혼자’를 뜻하는 ‘Alone’과 ‘함께’를 뜻하는 ‘With You’를 더블 타이틀로 내세운 것은 자신의 길을 개척해온 크러쉬의 길과도 닿아있는 계획이다.

“3년 전부터 아날로그한 음악에 매력을 느껴 LP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음악을 즐겨 들었죠. 그것이 이번 앨범을 만드는데 크게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당시 뮤지션들이 어떤 악기를 쓰고 어떻게 녹음했는지 공부했고 이번 앨범에서 새로 시도를 많이 했어요. 8개 정도의 악기를 직접 구입해 이번 앨범에 썼죠. ‘Alone’은 가스펠의 느낌도 나는데, 종교적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에요. 제가 화음을 쌓는 방식에 흥미가 있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화음만 쌓으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불분명해질 것 같아 적재적소에 배치했어요. 이 곡은 제가 90년대 R&B의 대표 가수인 보이즈투맨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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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네이션
정성스럽게 만든 앨범인 만큼 대중들의 관심이 컸으면 하는 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음원 사재기 논란’으로 얼룩진 음원차트는 아티스트 입장에서 결코 반갑지 않은 이슈다. 크러쉬 역시 이 부분이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저는 1~2년 음악을 하고 그만둘 게 아니고 오래오래 평생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게 목표에요. 물론 최근 안타까운 상황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이번 앨범을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정말 열심히 만들었거든요. 제게 ‘음원깡패’라는 수식어도 있지만 이게 어떻게 보면 뮤지션으로서의 성장을 막을 수도 있다고 봐요. 저는 아직 새로 도전하고 싶은 음악들이 많고 그게 이번 앨범에도 담겼어요. 기대가 많아 부담도 되지만 늘 겸손하려고 노력해요.”

이번 앨범이 관심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크러쉬의 반려견 두유가 커버 사진에 등장했던 것이다. 산책 중 찍은 이 사진은 귀여운 두유의 모습에 보는 이들의 ‘엄마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크러쉬는 종종 앨범에 두유의 모습을 담곤 했는데, 언젠간 이별을 할지도 모르는 반려견인 만큼 흔적을 남겨놓고 싶었단다.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이라면 알 거에요. 무조건 하루에 한 번 이상 산책을 해야 하고 저는 세 번 이상을 나가요. 산책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영감을 얻게 되죠. 두유 덕분에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이 되곤 해요. 공격성이 있는 친구라 훈련을 시키고 있는데, 제가 가진 예민함과 아픔들을 두유가 다 가져간 것 같아 너무나 미안해요. 나중에 두유가 떠나면 너무나 힘들겠지만, 그래서 더 앨범에 많이 남겨놓으려고 해요.”

크러쉬의 최근 고민은 ‘건강’이다. “죽기 직전까지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힌 크러쉬에게선 ‘음악’에 대해 얼마나 큰 애정을 느끼고 있는지 여실히 전해졌다.

“요즘엔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것에 가장 관심이 많아요. 예전에는 밤새 음악 작업을 하고 밤새 공연을 해도 괜찮았는데 이젠 너무 힘들더라고요.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고 목숨이 닿는 데까지 좋은 음악을 재밌고 건강하게 하고 싶어요. 또, 이번 앨범을 통해 나얼 선배님의 작업실에 찾아가 과거 음악들을 많이 들었어요. 좋은 수업 시간이 됐죠. 기회가 되면 나얼 선배님과 꼭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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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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