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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 삼성 내년 시스템반도체 등에 수십조 투자…회사채 NO·은행 OK

‘현금부자’ 삼성 내년 시스템반도체 등에 수십조 투자…회사채 NO·은행 OK

기사승인 2019. 12. 1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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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반도체·5G·QD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 투자
2021년까지 삼성전자만 매년 70조원 규모 투자 필요
막대한 투자액에도 유동성 풍부…은행 대출이 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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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 없이 은행 대출만으로 수십조원의 투자를 내년에 감행할 전망이다. 곳간이 넉넉한 데다 업황 부진 시기 무리한 자금조달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반도체·5G·AI·QD디스플레이 매년 수십조원 투자 예정
1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등) 분야에 133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도 내년 13조원 이상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내년 고사양 카메라 모듈 개발 및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양산에 나선다. 전장용 MLCC를 생산할 중국 톈진 공장은 내년부터 가동된다. 삼성SDI는 지난해에 이어 배터리·전자재료 부문에 1조원대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은 연초 5G(5세대 이동통신)·인공지능(AI)에 이어 파운드리·QD디스플레이 등 대규모 투자계획을 잇따라 밝히면서 2004년 이후 끊겼던 삼성전자의 회사채 발행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시장을 지배했다. 투자계획에 따르면 2021년까지 삼성전자가 매년 투입해야 할 자금만 70조원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채 발생 소식은 한동안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삼성은 현재 회사채를 갚아나가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회사채 발행잔액(11월 5일 기준)은 11조9380억원으로 연초(지난 1월 2일) 14조6580억원보다 18.6% 줄었다. 10대 그룹 중 회사채 잔액을 이 정도로 줄인 것은 삼성뿐이다.

특히 전자 계열사의 경우 남은 회사채가 드물다. 삼성전자 회사채 미상환 잔액은 9947억원으로 9406억원은 자회사 하만이 발행한 것이다. 삼성SDI 5887억원이며 삼성전기는 상환할 회사채가 없다.

◇막대한 현금과 낮은 부채비율에 자금조달 우려 적어
이는 매년 막대한 돈이 들어와서 곳간이 넉넉했기 때문이다. 당장 통장에서 빼서 쓸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봐도 이들 회사의 자금력은 뛰어난 편이다. 삼성전자는 연초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3조원이 줄어든 26조6050억원의 현금을 갖고 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현금은 각각 9652억원, 1조2927억원에 달해 내년도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

이들 회사의 재무지표도 이를 증명한다. 회사별 부채비율은 삼성전자 34.1%, 삼성SDI 54.7%, 삼성전기 64.8%로 다른 대기업보다 크게 낮다. 단기 유동성 대응 능력을 보는 유동비율은 삼성전자 293.8%, 삼성SDI 151.8%, 삼성전기 179%에 달한다. 유동비율은 통상 120%가 넘으면 양호하다고 보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넘어 유동성이 풍부한 편에 속한다.

더구나 이들 회사가 진 단기차입금은 상당 부분 매출채권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받는 팩토링으로 구성돼 있다. 받아야 할 돈이 들어오는 순간 팩토링으로 진 단기차입금은 해소된다. 다른 회사에선 자산으로 인식될 돈이 빚으로 처리된 셈으로 실제 재무상태는 더 양호한 것이다.

업계에선 돈이 많은 삼성전자가 굳이 팩토링을 하는 이유를 환율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본다. 삼성전자 매출의 80%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매출채권을 오래 쥐고 있으면 환율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량 대기업일수록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 대출을 받기 쉽다. 이 경우 회사채나 증자보다 비용도 덜 들고 세금 공제 등 장점이 더 많다”면서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이 하락한 상태이므로 회사채 발행은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는 이후에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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