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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권부 치열한 권력투쟁 조짐

중 권부 치열한 권력투쟁 조짐

기사승인 2019. 12. 2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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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무역합의 둘러싼 강온파 대립, 류허 부총리 퇴진설도
중국 권부(權府)가 미·중 무역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1차 무역 합의를 둘러싼 내홍을 겪으면서 강·온 세력이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경파는 무역 합의가 굴욕적인 패배와 다름 없다고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반면 온건파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협상을 주도한 류허 부총리가 퇴진 압박을 받는 등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1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미·중 간 합의는 사실상 미국 측의 판정승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중국의 대폭 양보로 합의가 타결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탓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굴욕적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 대미 강경파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한다. 공격도 멈추지 않고 있다.

우선 대미 협상팀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협상에 임하면서 한 일이라고는 양보하는 길을 모색한 것 외에는 없다는 식으로 비판을 가하고 있다. 급기야 협상을 주도한 류허(劉鶴) 부총리에 대한 퇴진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를 ‘매국노’로 욕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는 사실은 별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류 부총리가 협상을 엉망으로 했다면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또 당정 최고 지도부 입장에서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욱 잦아지면 그를 희생양으로 삼아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모 정치 평론가는 “강경파의 입장이 완전히 억지는 아니다. 그래서 당정 최고 지도부 입장에서는 더 괴롭다. 최악의 경우는 진짜 강경파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면서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류 부총리의 위상을 상기해보면 얘기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그는 주지하다시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베이징 101중학의 동창이다. 시 총서기 겸 주석과 사이가 각별하다. 경제 책사로 오랫동안 보좌하다 부총리로 발탁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한마디로 복심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그에 대한 비난은 시 총서기 겸 주석에 대한 공격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권력투쟁 운운하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산둥함
17일 하이난성 싼야 해군 기지에서 열린 산둥함 취역식 전경. 시 총서기 겸 주석이 류허 부총리(제일 왼쪽)를 대동, 그에 대한 신임을 과시하고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말할 것도 없이 시 총서기 겸 주석은 밀릴 생각이 없는 듯하다. 강경한 자세도 보여주고 있다. 17일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에서 열린 중국 최초의 국산 항공모함 산둥(山東)함 취역식에 군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류 부총리를 대동하고 참석한 것만 봐도 좋다. 완전히 내놓고 류 부총리에 대한 신임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강경파에게 더 이상 그를 흔들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고 봐도 좋다.

현재 시 총서기 겸 주석의 권력은 러시아의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과 비견될 정도로 막강하다. 강경파의 공세에 밀릴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협상에서 갈수록 양보로 일관한다면 강경파에게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경우 강·온 세력 간의 알력과 권력투쟁은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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