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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위구르 인권 문제로 한·중 또 삐걱

홍콩, 위구르 인권 문제로 한·중 또 삐걱

기사승인 2019. 12. 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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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내용 차이 많아
홍콩 및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인권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이 다시 삐걱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측이 서로 해석을 상당히 달리 하는 탓에 또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잘 봉합되지 않을 경우 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 이후 모색해오던 관계 정상화와는 다소 다른 길로 내달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23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이 자리에서 나온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발언 논란으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게 됐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4일 전언에 따르면 사태의 발단은 전날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 간에 열린 양국 정상회담 석상에서 오고간 발언이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당연히 문 대통령의 응답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이든 신장이든 모두 중국의 내정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이날 정상회담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같은 주장을 폈다.

만약 사실이라면 상황이 다소 복잡해진다고 봐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문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 출신이다. 홍콩이나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대해 외면하는 요지의 발언을 했을 경우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영 무색해진다. 더구나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강하게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인 만큼 한·미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심으로 흐뭇하게 생각한 중국과는 달리 국내나 미국에서 반발이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진실은 다소 다른 것 같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잘 들었다”는 말만 했을 뿐이었다.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비롯해 내정 등의 단어는 아예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잘 들었다”라는 발언은 어떻게 보면 절묘한 레트릭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의 발언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강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중국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 발언이 최선의 선택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은 이 발언을 자국의 입장에서 이해했다. 아직까지도 그렇게 믿고 있다고 봐도 괜찮다. 나가도 너무 나갔으나 전혀 해석을 달리 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아직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서는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경우에 따라서는 갈등으로 비화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대중국 외교는 정말 힘들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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