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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의료 관련 산업 사기 기승, 中 골머리

보건, 의료 관련 산업 사기 기승, 中 골머리

기사승인 2019. 12. 2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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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 피라미드 수법으로 재벌 됐다 몰락하기도
14억 중국인들의 ‘삶의 질’이 금세기 들어 대폭 개선됨에 따라 중국에 보건·의료 관련 산업과 관련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심하게 말하면 거의 폭발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제어 불능의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중국 당국이 각별히 신경을 기울이면서 박멸 노력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건강기능
보건, 의료 관련 산업의 창궐을 말해주는 한 언론의 만평. 당국이 박멸을 위해 노력하나 좀체 근절되지 않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
인간이라면 다 그렇겠으나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불로장생으로 대별되는 양생(養生)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불로초를 구하려다 엄청난 사기를 당한 진시황의 전설 같은 황당한 고사만 사례로 들어도 좋다. 경제적으로 풍족해진 요즘 들어서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보건·의료 관련 산업이 폭발하고 있다. 아이템을 잘 잡은 기업들은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떼돈도 벌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이 야심차게 내놓는 건강기능 식품 등의 제품들은 검증이 제대로 된 것들이 많지 않다. 하나 같이 입소문만으로 날개 돋친 듯 팔리는 현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엄연히 법적으로 금지된 피라미드 판매를 통해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흘러들어가고 있다. 때문에 복용하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 케이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기성이 농후한 제품을 파는 기업들은 한계가 있다. 잘 나가다가도 언젠가는 한계가 드러나게 돼 있다. 최근 파산하는 회사들이 속출하는 까닭이다. 톈진(天津) 취안젠(權健)그룹의 케이스를 살펴보면 현상을 파악하기 쉽다. 암 치료약이 아닌 건강기능 식품을 판매하고도 4세 어린이가 완치됐다는 허위 광고를 냈다가 된서리를 맞고는 올해 초 끝내 파산했다. 식의약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이 회사의 제품들은 암을 고치는 명약이기는커녕 하나 같이 건강기능 식품으로도 함량 미달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장을 비롯한 회사 경영진 20여명은 체포돼 곧 재판받을 처지다.

허베이(河北) 화린(華林)그룹 역시 ‘오십보백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전혀 효과 없는 건강기능 식품들을 주로 피라미드 판매를 통해 시장에 유통하다 당국에 덜미가 잡혔다. 도저히 존재해서는 안 될 기업이 허가를 받고 재벌 일보 직전까지 승승장구한 셈이다. 이 회사 역시 4월에 파산하면서 경영진 다수가 구속되는 횡액을 당했다.

최근에는 황당한 사고도 하나 발생했다. 광둥(廣東)성 소재의 중이(中億)건강과학기술이라는 회사의 천페이원(陳沛文) 회장은 의사 출신으로 자신이 수년 전 통풍을 비롯한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술을 발명했다고 기염을 토한 인물이다. 한마디로 술이 불로장생주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그는 얼마 전 한 건강포럼에서 ‘불로장생법’에 대해 강연하다 뇌졸중으로 돌연사하는 비극을 당했다. 고작 51세의 나이였다. 불로장생주를 개발하거나 남의 건강에 대해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도 향후 보건·의료 관련 산업은 폭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작용 역시 끊임없이 터질 수밖에 없다. 중국 식품·의약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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