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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러·이란과 호르무즈 합동훈련, 군사굴기 과시

중, 러·이란과 호르무즈 합동훈련, 군사굴기 과시

기사승인 2019. 12. 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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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대놓고 노! 라고 말한다고 봐야
중국이 27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걸프 해역의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러시아·이란과 함께 3개국 해군 합동훈련을 실시한다. 3개국이 참여하는 이번 훈련은 역사상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중국이 미국에게 자국의 군사 굴기(우뚝 섬)를 과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향후 중동의 반미 국가들과 제휴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행보로 봐도 좋다. 미국이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군
지난해 동해에서 러시아와 해군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27일부터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러시아·이란과 훈련을 할 예정으로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상당히 밀리는 양상을 보인 바 있다. 많은 부분에서 양보를 하고서야 겨우 1차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다. 당연히 국내 강경파들의 불만이 크다. 중국 권부(權府)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6일 전언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필두로 하는 당정 지도부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또 미국에게 무역에서는 밀려도 군사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과시할 필요도 있다. 바로 이런 필요성이 이번 합동훈련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걸프 해역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손잡고 이란을 지원하는 ‘위력 시위’에 나설 필요도 있었다. 인민해방군 중교(중령) 출신의 추이중산(崔鍾山) 씨는 “중국은 군사력에서만큼은 미국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중국이 러시아를 넘어 이란과 군사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라면서 이번 훈련의 성격을 분석했다.

중국이 최근 들어 미국에게 군사적으로 도전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선 지난 17일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의 한 해군 기지에서 최초 국산 항공모함 산둥(山東)함의 취역식을 가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우리도 항모를 건조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과시함으로써 군사 굴기가 말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증명하지 않았나 보인다. 23일 미국 전역을 사정거리로 하는 신형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쥐랑(巨浪)-3의 발사 실험을 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해야 한다. 미국이 초조해 할 정도의 능력을 충분히 과시했다. 러시아·이란과의 해군 합동훈련을 갑작스런 행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는 이제 분명하다고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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