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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중국, 대만판공실 주임도 인책 예정

뿔난 중국, 대만판공실 주임도 인책 예정

기사승인 2020. 01. 1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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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재선에 다급해진 듯, 압박 강화할 가능성 농후
지난 11일 실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차이잉원(蔡英文)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가 재선되자 중국이 다급해진 듯 류제이(劉結一·63)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의 전격 교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결행된다면 대만 선거를 제대로 관리 못한 책임을 묻는 인책성 인사가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이 경우 중국의 대만에 대한 향후 대응은 더욱 강경한 모드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류제이
류제이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이 지난해 5월 대만 입법원장(국회의장)을 지낸 국민당 거물을 만나고 있다. 그는 그러나 차이 대만 총통의 재선으로 문책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대륙과 대만 양안(兩岸) 관계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13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은 그동안 반중 노선 일변도의 길을 걸었던 차이 총통이 재선되지 못하도록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다고 할 수 있다. 그 최첨병에 대만판공실이 있었다고 해도 좋았다. 그렇다면 주무 부처의 책임자인 류 주임으로서는 설사 차이 총통의 당선이 유력했더라도 선거 판세가 일방적으로 기울지 못하도록 최선의 노력은 다해야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별로 그런 것 같지 않았다. 중국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류 주임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었다.

현재 실제로도 당정 최고위층 내부에서는 그에 대한 인책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류 주임은 사실 할 말이 없다고 해야 한다. 대만 선거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책임이 분명히 있다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선거 결과가 나오기 무섭게 교체설이 나도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초조하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하지만 홍콩의 반중 민주화 시위가 7개월 째 이어지도록 방치한 책임을 물어 왕즈민(王志民·63) 전 홍콩 중앙연락판공실 주임을 연초에 전격 인책 교체한 사실을 상기하면 류 주임에 대한 문책설이 제기되는 것도 전혀 엉뚱한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해야 한다. 예상보다 훨씬 좋지 않게 나온 대만 선거 결과에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확실히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주도 하에 그동안 일사불란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정책을 추진해 온 바 있다. 예상대로 모든 것이 돌아갈 경우 이른바 마카오까지 포함하는 량안쓰디(兩岸四地·중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의 대중화권 국가를 탄생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른바 중국몽의 실현이 눈앞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이상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심지어 마카오를 제외한 홍콩, 대만은 중국의 품을 벗어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사태를 방관만 할 수는 없다고 해야 한다. 당정 최고 지도부 내에서는 양쪽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보일 필요성이 제기되고도 있다. 심지어 군사적 대응 방안까지 모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왕 전 주임을 해임한 데 이어 류 주임 인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 정도가 아닌 것이다. 향후 중국의 대홍콩, 대만 정책이 강경 일변도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로 보면 결코 괜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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