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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옥중경영 속 동아제약 화장품사업 재개…수익 다각화 ‘드라이브’

[마켓파워]옥중경영 속 동아제약 화장품사업 재개…수익 다각화 ‘드라이브’

기사승인 2020. 01.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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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에 쏠린 매출 분산 전략
최호진 사장 직속 사업부 신설
의약품 개발 데이터 활용 '유리'
이르면 3월 '더마' 신제품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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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나가도 문제다? 동아제약이 7년 만에 화장품 사업을 재개한다. ‘국민 피로회복제’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박카스에 쏠린 매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동아제약=박카스’란 공식이 떠오를 만큼 동아제약의 매출 대부분을 박카스가 담당해왔다. 박카스는 1년에 평균 5억병 이상 팔린다. 동아제약의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박카스에 쏠린 매출을 분산시키기 위한 사업 다각화의 한 방면으로 ‘화장품 제조’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동아제약은 의약품을 개발하던 기술과 성분을 바탕으로 화장품을 직접 만들기 때문에 유통 마진이 훨씬 높아 현금 확보에도 용이하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신규사업 진출과 사업다각화 행보는 현재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옥중경영’하는 상황임에도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 강 회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27.5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동아에스티(22.81%), 동아제약(100%), 에스티팜(32.68%)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자회사들인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 에스티팜 등은 이미 전문경영인들이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사업을 이끌어오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2016년 취임한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은 뛰어난 추진력으로 4년여간 회사를 이끌어오면서 사업다각화와 매출 견인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최근 최 사장 직속으로 화장품개발 및 영업을 담당하는 ‘더마(Derma)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사업부에는 개발과 지원, 영업팀이 소속해있다.

앞서 동아제약은 1975년 화장품 사업에 최초로 진출했다가 2013년 7월 철수한 바 있다. 당시 라미화장품은 스킨케어, 헤어제품 등 500여개 품목의 화장품을 생산·판매했다. 이후 7년만에 다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것. 2018년 화장품 개발부를 만들어 시장 진입 가능성을 살피다 올해 사장 직속으로 조직을 개편,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르면 올 3월부터 올리브영, 랄라블라 등 드럭스토어에 ‘파티온’이라는 이름으로 더마 화장품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제약회사인 동아제약이 화장품 사업에 다시 손을 댄 배경은 ‘박카스가 너무 잘나가서’다. 현재 동아제약 그룹의 매출 비중 1위는 동아제약(42.32%)인데, 동아제약의 매출 50% 이상을 박카스가 차지하고 있다. 2015년 동아제약의 매출은 3636억원으로 이중 박카스 매출만 2010억원이다. 박카스의 매출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8년 동아제약 매출(3812억원)중 58.97%를 박카스가 책임졌다. 박카스는 오랫동안 시장에서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충성도가 가장 높은 제품으로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서도 박카스의 인기가 높다. 박카스의 해외 매출을 담당하는 동아에스티의 경우 지난해 5672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캔박카스의 매출은 715억원이다. 특히 캄보디아애서의 박카스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카스의 매출 비중이 너무 높아지자 동아제약의 고민도 깊어졌다. 갈수록 박카스의 의존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박카스는 동아제약뿐만이 아닌 다른 그룹사까지 먹여살리는 구조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보유한 비상장사 중 병유리 제조 및 판매 사업을 하는 ㈜수석의 경우 2018년 동아제약이 6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려줬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박카스병과 박카스캡의 주요 매입처는 수석으로, 각각 10.4%, 3%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계열사인 수석과의 거래로 안정적인 원재료 및 가격산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운수창고업인 용마로직스 또한 2018년 동아제약이 165억원의 매출을, 동아에스티는 130억원의 매출을 거래했다.

이에 동아제약 그룹은 박카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현금 창출이 용이한 화장품 생산 및 판매로 눈을 돌렸다. 이미 화장품 제조를 해 본 경험이 있고, 의약품 개발 성분을 바탕으로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직접 생산하는 화장품의 경우 마진이 커 현금 창출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동아제약의 사업다각화는 강 회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이뤄지고 있어 눈에 띈다. 특히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책임 경영이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오면서 옥중 경영의 미진한 부분을 메우고 있다. 또 올해 강 회장의 출소도 앞두고 있어 더욱 적극적인 사업 추진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올해부터 화장품사업부를 신설해 적극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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