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中 유학생 대학 내 격리…학생들 ‘불만’ 증가

中 유학생 대학 내 격리…학생들 ‘불만’ 증가

기사승인 2020. 02. 16. 18:2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대학·정부 "학생들 불만 수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없어"
일각선 수업의 질 떨어져 학습권 침해받는다는 목소리도
KakaoTalk_20200213_134603002_03
새 학기를 맞아 중국인 유학생의 대거 입국이 예정된 가운데 서울지역 학생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찾은 연세대학교 전경./사진=이주형 기자
새 학기를 맞아 중국인 유학생의 대거 입국이 예정된 가운데 서울지역 많은 대학교가 이들을 교내에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학생들은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정부와 대학 모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하며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부는 16일 1인 1실 기숙사 사용, 1일 1회 이상 모니터링 등 내용을 담은 ‘중국 입국 유학생 보호·관리 방안’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은 약 2만여명으로 아직 약 5만여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입국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최근 각 대학에 4주 이내의 개강 연기와 집단 행사 자제 등을 권고했다. 대학들은 개강을 2주 연기하고 원격 수업을 제공하며, 중국인 유학생들을 코로나19의 잠복기 동안 분리 수용하는 기숙사를 준비하는 등의 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기숙사에 격리된 중국인 유학생의 외출이 제한되지는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한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불만이 나온다.

서울대 재학생 A씨(4학년)는 “정부의 질병 관리·대책이 너무 중국 친화적인 것 같다”며 “국내 추가 확진자 발생이 잦아든 것을 보면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지만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중국에서 사람들이 대거 입국한다는 것은 불안하다”고 말했다.

연세대 성악과 재학생 B씨는 “학교가 조금 더 우리나라 학생들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이번 기숙사 격리 소식을 듣고 학교에 신뢰가 떨어졌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cats
한 대학교 교내 커뮤니티 앱인 에브리타임에서도 대학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핫한 게시글(공감을 많이 받은 글)’에 등극하기도 했다./에브리타임 앱 캡쳐
일각에서는 개강 연기, 원격 수업 등으로 인해 전보다 학생들이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대학교의 교내 커뮤니티 앱인 에브리타임에서는 ‘학교가 등록금 감면 없이 수업 일수를 줄여 수업의 질이 떨어졌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핫한 게시글(공감을 많이 받은 글)’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지난 12일 대학교에 학점 당 최소 이수 시간인 15시간 준수 등 교과별 수업일수 충족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학생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대학교는 현실적으로 이들의 불만을 해소해줄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국가에서 대학교에 권고하는 수준의 정책만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학교의 책임이 된다”며 “다른 방법이 없어 최대한 불만을 가진 학생들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막막한 심정을 토로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교육부가 대학교에 어떤 사항을 강제하려면 법적 근거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며 “또 대학교도 그저 국적이 중국이라는 이유로 이동의 자유까지 제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