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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기생충은 SF아닌 현실 이야기...폭발력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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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기생충은 SF아닌 현실 이야기...폭발력 가져”

이다혜 기자 | 기사승인 2020. 02. 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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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기생충, 수상 소감 밝히는 봉준호 감독
아시아투데이 정재훈 기자 =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이 참석했다.
“현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라서 폭발력을 가진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이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영화의 성공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봉 감독은 “괴물이 한강변에 뛰어다녔던 전작 ‘괴물’이나 ‘설국열차’는 공상과학(SF) 영화다. ‘기생충’은 우리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을 배우들이 실감나게 표현했다.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영화여서 폭발력을 가진 것 같다고 스스로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칸에서 오스카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한편의 영화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기생충’이 영화 자체로서 사람들에게 기억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칸 부터 오스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건과 이벤트가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이 영화적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과정보다는 ‘기생충’이라는 영화 자체를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배우들의 아름다운 연기, 촬영팀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이 장인정신으로 만들어낸 장면, 장면마다 감독의 고민이 영화에 모두 담겨 있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 영예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후 지난 10일 미국 LA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휩쓸며 4관왕을 달성하기까지 한국영화사는 물론 세계 영화사를 다시 썼다. 국내외에서 들어올린 트로피가 약 200개나 된다.

봉 감독은 후보작 홍보를 위한 6개월 동안의 오스카 캠페인이 게릴라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캠페인 당시 기생충 북미 배급사 네온은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중소 배급사였다. 우리가 처한 상황은 ‘게릴라전’ 같았다. 거대스튜디오와 넷플릭스 등에 비해 예산이 턱없이 적었다. 우리는 열정으로 뛰었다. 실제로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경쟁작들은 LA 시내에 거대한 광고판이나 TV 전면광고를 통해 물량공세를 펼쳤다. 우리는 똘똘 뭉쳐서 팀워크로 물량의 열세를 커버했다. 인터뷰를 600회 이상, 관객과 대화도 100회 이상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힘든 과정이었지만 오스카 캠페인을 통해 영화를 밀도 있게 검증하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아 바움백, 토드 필립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바쁜 창작자인데, 왜 바쁜 일선에서 벗어나서 시간 들여서 캠페인을 하는지, 스튜디오는 왜 많은 예산 쓰는지, 낯설고 이상하게 보인 적도 있었다“라며 ”이런 식으로 작품들을 밀도 있게 검증하는구나,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점검해보는 과정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것이 아카데미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오는 26일 개봉예정인 영화 ‘기생충’ 흑백판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세상 모든 영화가 흑백이던 시절이 있었다. ‘1930년대를 살고 있고 흑백으로 촬영하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호기심이 있어 이번에도 홍경표 감독과 의논에 작업했다. 두 번정도 봤다. 노테르담에서 상영을 했는데 어떤 관객분이 ‘흑백으로 보니 화면에서 냄새가 더 나는 것 같다’고 했다. 알록달록한 컬러들이 사라지니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섬세한 연기의 디테일을 훨씬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기생충’ 흑백판은 봉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한 장면, 한 장면씩 콘트라스트와 톤을 조절하는 작업을 거쳐 탄생시킨 작품이다.

봉 감독은 미국 방송사 HBO가 제작하는 드라마 ‘기생충’에 대해서는 “밀도 높은 시리즈를 만들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드라마 ‘기생충’은 봉 감독이 프로듀서로, 아담 맥케이 감독이 작가로 참여한다. 영화가 갖는 주제의식과 빈부격차 이야기를 코미디, 범죄 드라마의 플롯(이야기)으로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봉 감독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체르노빌’처럼 에피소드의 완성도가 높은 TV시리즈로 만들고 싶다. 배우로는 틸다 스윈튼, 마크 러팔로 등이 언급되고 있는데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맥케이 감독과 드라마의 방향과 구조, 배우 등을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부터 준비했던 ‘설국열차’ TV시리즈가 5년여만인 올해 5월 미국에서 방송된다. ‘기생충’을 드라마로 만드는 작업도 그만큼 오래 걸릴 것 같다.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고 순조롭게 첫발을 내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봉 감독은 기자회견에 앞서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를 다니다 마침내 여기로 왔다”며 “오늘(19일) 마틴스콜세지 감독에게 편지를 받았다. 그는 마지막에 ‘그동안 수고했고 좀 쉬어라. 대신 조금만 쉬어라. 다들 차기작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제 좀 쉬어볼까 했는데 스콜세지 감독이 쉬지 말라고 해서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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