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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 개발도상국 여성 인신매매·강제결혼 위험 높이나

중국 일대일로, 개발도상국 여성 인신매매·강제결혼 위험 높이나

기사승인 2020. 02. 1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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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경제권 구상에서 시작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국경 간 이동성을 높이며 개발도상국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위험도 높였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픽사베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국경 간 이동성을 높이며 개발도상국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위험도 높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대일로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에 무역·교통망을 구축해 경제블록을 형성하려는 프로젝트로 ‘현대판 실크로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세계 여러 인권단체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아시아 전역의 연결성을 높인 대신 개발도상국 젊은 여성들의 인신매매·강제 결혼 위험성 역시 높였다고 경고했다. 국제인권감시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여성인권부 공동책임자인 헤더 바는 “3년 이상 중국의 인신매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인신매매가 점점 더 다양한 국가에서 발생하고 그 수 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합동 건설에 관한 비전과 행동’이라는 문서를 발표한 후 일대일로를 공식적 대외정책으로 삼아왔다. 일대일로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헤더 책임자는 “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미얀마·네팔·북한·파키스탄·베트남 등 국가의 여성이 중국에 신부로 팔려가고 있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이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않도록 경계를 높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중국에 신부로 팔린 629명의 파키스탄 여성 명단이 발견되며 사회적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중국 연구 칼라 P. 프리먼 부교수와 도쿄 이과대학의 오바 미에 교수도 보고서를 발표해 “(일대일로로) 지역적 연결성이 높아졌다. 아시아에서 국가를 초월한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일대일로가 마약·야생동물 거래와 인신매매에 대한 새로운 범죄 방식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 국제관계 및 개발학 피차몬 여판통 교수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개발도상국 여성 인신매매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데이터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결성, 국경 이동성 확대, 개발 도상국 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증가 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연관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한 지난 1979년부터 2015년 사이 중국에서 시행된 ‘한자녀 정책’과 남아선호사상으로 여아 낙태율이 증가했던 것이 여성 인신매매 문제의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극심한 성비불균형으로 남성 인구가 여성보다 3000만~4000만 명 더 많다. 그는 “성비 불균형으로 강제결혼 수요가 남아 있다. 계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행위가) 완전히 근절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유엔(UN)은 인신매매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불법 시장 규모가 연간 1000억 달러(약 119조 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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