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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권발 비례정당 창당, 내로남불 아닌가

[사설] 여권발 비례정당 창당, 내로남불 아닌가

기사승인 2020. 02. 2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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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전용 미래한국당을 만들 때 이를 가장 비난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었다. 비례정당을 ‘꼼수’ 정당, ‘가짜’ 정당이라며 공세를 폈다. 자신들은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을 것 같았다. 이런 민주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들 것이라는 냄새가 솔솔 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근 “의병들이 나오는 데 어쩌겠나”라는 말로 비례민주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정치하고 패싸움은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선거에 이기려면 수단과 방법을 따지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윤건영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도 최근 CBS에서 “(미래통합당이) 선거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꼼수 정치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도 비례정당을 생각해야 한다는 투로 말했다.

민주당 홍익표 대변인도 24일 MBC에 출연, “정당 창당은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지지자들이 별도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하겠다고 하면 “우리가 막을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한국당이 반칙을 통해서 가져갈 수 있는 의석이 15석 이상이 될 것으로 보여 의석구조에서 매우 불공정한 지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의미 있는 말을 했다.

여야가 한 석이라도 더 얻기 위해 머리를 짜낸 게 비례대표 위성정당이다. 따라서 제3자가 비례정당을 비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래한국당이 탄생할 때 민주당은 이를 혹독하게 비판했다. 반사이익도 누렸다. 그러던 민주당에서 위성정당 얘기가 나온다니 비례정당을 내가 만들면 의병이 한 일이고, 남이 만들면 꼼수이고 가짜란 말인가.

비례정당 이슈가 뜨거운 것은 이것이 총선의 승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당이 압도하지 못하고 정부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이 맞서는 상황에서 비례정당의 위력은 막강할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비례정당을 만들 가능성은 매우 높다. 만약 비례정당을 만든다면, 내가 하게 될 일을 ‘꼼수’라고 스스로 비판했던 게 된다. 이런 행태는 삼가는 게 좋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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