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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막아라’ 꽁꽁 싸맨 기업들... 마스크 피로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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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막아라’ 꽁꽁 싸맨 기업들... 마스크 피로감 시작

최원영 기자 | 기사승인 2020. 02. 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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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기업가 풍경
로비서 발열체크·손소독은 필수
대기업 직원들 "SK 재택근무 부러워"
마스크·화상회의 "업무효율 떨어져" 지적도
SK그룹 코로나19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서린빌딩 출입문 전경(왼쪽 첫 번째), 건물 측면 출입문에 붙어있는 ‘임시폐쇄’ 문구(가운데), SK서린빌딩 1층 로비. SK 주요 관계사들이 ‘코로나19’ 대응 방안으로 임직원 대상 재택근무 조치를 취한 첫날인 25일 SK서린빌딩 인근과 로비가 한산하다./사진=김윤주 기자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지방 산업현장뿐 아니라 대기업 도심 본사 사업장 풍경까지 온통 바꿔놓고 있다. 전 직원이 마스크를 쓴 채 근무하는가 하면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의까지 대폭 줄였다. 직원들은 고강도 방역조치의 필요성을 이해하면서도 누적되는 마스크 피로감과 비대면 회의에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등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8만개 기업에 자율 출근제와 재택 근무, 화상회의를 권고한 첫 날인 25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의 방역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 종로 SK그룹 본사 서린사옥은 매우 한산했다. 로비에는 일부 보안요원만 눈에 띌 뿐 본사 직원은 거의 없었다. 정문과 후문에 1개씩의 문만 개방해 놓고 열화상 카메라를 비롯해 개별 체온 체크로 출입자에 대한 정밀한 모니터링이 이뤄졌다. 전날 최태원 회장이 서린사옥 입주 기업 등 6개사에 최장 2주에 걸쳐 최소인원만 제외하고 모두 재택 근무 지침을 내린 때문이다. 이는 재계에서 가장 파격적이고 선제적인 예방 조치로 인식된다. 다른 대기업 직원들도 SK의 재택근무 조치에 반색하고 있다.

서초구 양재에 자리한 현대차 본사는 평소보다 체온 체크를 더 꼼꼼히 하고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회의는 대폭 줄었다. 평소 본사 2층 휴게시설에선 간단한 회의가 많이 열렸었는데 이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점심시간대를 쪼개 구내식당을 이용토록 하면서 인원들 간 접촉도 최소화됐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탓에 지방 사업장에 대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공장을 다 멈춰세워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26일 부터 임산부·기저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실시키로 했다.

이날 아침 여의도 LG그룹 트윈타워 로비는 평소보다 더 붐볐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일일이 열화상 카메라를 통과해야 하는 탓에 우산을 든 출근 행렬은 게이트를 통과하기 위해 장사진을 쳤다. 직원들 대부분 마스크를 썼고 로비 곳곳에 놓인 손소독제로 연신 손을 닦아냈다. 보안업체 전문 모니터링 요원들은 여러 대의 열화상 카메라로 이상 징후자를 가려내는 데 집중했다. LG는 임산부 직원들에 대해 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채 재택근무토록 했고 개학이 연기된 유치원·초등학교 자녀를 돌봐야 하는 직원들에게도 재택을 권했다. LG 측은 “정상근무로 인정하거나 공가(유급휴가)를 부여해 임직원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했다.

삼성도 계열사별로 임산부 직원을 대상으로 2주간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출퇴근 버스 및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사업장을 드나들 때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대구·경북 지역 출장 자제, 구미-수원 사업장 간 셔틀버스 운행 중단 등의 조치도 시행 중이다. 사업부 회의를 최소화하고 회의 진행 시에는 마스크를 쓰도록 했고, 단체 회식과 집합 교육도 취소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확진자가 나온 구미사업장의 직원 중 대구 지역 거주자에 대해 지난 24일부터 일주일 동안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이외에 코오롱그룹도 마곡이나 과천사옥 입구에 발열 상황을 체크하고 손소독제·마스크 등을 비치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고 유증상자는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했다. 포스코도 포항 및 경북지역 거주자 및 방문자에 대해 확진자 동선과 일치하는 경우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SK·LG전자 등 다수의 기업들이 운영하던 기자실은 잠정 폐쇄에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기자실은 본사 건물에 위치해 있으므로 외부인의 출입을 자제시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강화된 방역조치에 직원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당연한 조치로 인식하면서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마스크를 쓰고 일해야 하는 불편함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을 강화하면서 근무 내내 써야 하는 불편이 크다”면서 “이산화탄소가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고 하는데 계속 마시면서 일하다 보니 실감한다”고 했다.

전 직원이 주기적으로 체온을 재고 비치된 확인표에 일일이 기재해야 하는 잡무도 생겨났다. 대기업 관계자는 “전체적인 방역 실시 후 마스크를 벗고 정상적인 업무 조치를 내리거나 일부 기업이나 학교들처럼 폐쇄 및 재택근무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대면 회의를 자제하고 화상회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다. KTX를 이용한 출장을 금지하거나 자제하라는 권고 이후 지방 협력사와 대면 하지 못한 채 통화나 영상으로 회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마케팅이나 영업부서의 경우 자료를 띄우고 같이 보면서 수정 처리하는 게 업무 효율이 높지만 불가능한 상황이라 의사소통에 불편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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