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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승무원, 정원 407명 항공기 탑승해 인천-LA 왕복…항공기 방역 비상

대한항공 승무원, 정원 407명 항공기 탑승해 인천-LA 왕복…항공기 방역 비상

기사승인 2020. 02. 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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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LA노선 항공기 탑승인원 비공개…탑승 당일 평균 탑승자수 220~240명 추정
LA노선 투입 기재 A380-800기종…최대 탑승 정원 407명
대한항공, 직원 재택근무 등 방역 강화
A380 대한항공
대한항공 A380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해당 승무원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LA노선이 방역 사각지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항공기 공조시스템을 고려하면 기내 바이러스 전파는 되지 않는 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감염자가 승객과 수시로 밀접 접촉하는 객실 승무원이었다는 점에서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대한항공 측은 해당 승무원이 탑승한 항공기에 얼마나 많은 승객이 탑승했는지, 밀접접촉자가 얼마나 되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어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정부와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해당 승무원은 지난 1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발 KE958편에 탑승해 16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 항공기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스라엘 성진순례단이 탑승했다. 이후 19일 인천발 KE017편에 탑승해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고, 20일 인천발 KE012편에 재탑승, 22일 오전 5시10분에 인천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인천 행 항공기 내에서 해당 승무원이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에서는 기내 전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한항공은 LA노선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최소 200여명의 승객이 해당 항공기에 탑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은 매일 3편의 항공기를 LA 직항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해당 승무원이 탑승한 KE017편과 KE012편은 모두 A380-800 기종으로 최대 탑승인원은 407명이다. 지난 19일과 22일 대한항공을 이용해 LA를 오간 1일(3편) 승객수는 각각 670명과 733명이다. 단순 계산해보면 한 항공기에 평균 223명과 244명이 탑승한 셈이다.

현재 해당 승무원의 동선 등에 대한 정보는 매우 한정적이다. 대한한공 측은 “자세한 내용은 확인되는 대로 질병관리본부와 협의·안내하겠다”는 원론적인 반응만 보일 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해당 승무원(1995년생)이 성지순례단과 동일한 항공기에 탑승했고 방문한 장소 및 접촉자에 대한 조사와 해당 항공기에 탑승한 접촉자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며 텔아비브발 항공기 정보만 공개했다. 접촉자와 관련해서는 “기내에서의 감염가능성과 공항 등 하기 이후 감염가능성을 놓고 서울시·인천공항 검역소·경북도가 정보를 모으고 감염경로를 최종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탑승자명단을 확인·접촉자 분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A380 이코노미클래스 모습
대한항공 A380 이코노미클래스 좌석/제공 = 대한항공
해당 승무원이 인원이 많은 최소 11시간이 소요되는 장거리 노선에 탑승한 만큼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기내 공기정화 시스템이 고도화 돼 있어 대규모 기내 감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항공기는 최신 공기 순환 시스템을 장착해 미세한 이물질을 여과하고 멸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항공기 외부 공기가 기내로 유입되기 전, 외부 공기는 엔진 압축기를 통과하면서 고온 고압으로 압축되고, 엔진을 통과한 공기는 섭씨 200도 정도로 가열돼 멸균 상태로 공급된다.

또한 객실에 공급되는 공기량의 약 50%는 객실에서 배출된 공기를 여과시켜 재사용한다. 이 과정에는 박테리아·바이러스·곰팡이를 제거하는 헤파필터 1개와 추가적으로 오염된 기체 물질 등을 차단하는 기능을 기체필터(Air Purification Filter) 2개를 배치해 2중 필터로 기내 공기를 공급한다. 이와 함께 신선한 공기를 위에서 아래로 흐르게 하는 에어 커튼 방식을 적용해 기내 공기가 정체되는 것을 막는다.

대한항공은 현재 모든 국제선에서 승무원에게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게 하고 있는 만큼 비말 등의 전파가 최소화 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해당 승무원이 비행 중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확진자가 승객 접촉이 많은 승무원이라는 점에서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내 감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얘기지만 승무원인 만큼 승객들과의 직접 접촉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승무원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거주하는 여성으로 21일부터 증상이 있어 귀국 후 자가격리를 진행하다 24일 오후 송파구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승무원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이날부터 임산부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현장 접객 직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의 경우 27일부터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도록 공지했다. 재택근무 기간은 다음달 4일까지다. 또한 공항동 본사에 대한 외부방문객 출입을 통제함과 동시에 본사와 서소문 사옥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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