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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100명 앞둔 베트남, 외국인 입국 막고 국내 격리 대폭 확대

코로나19 확진자 100명 앞둔 베트남, 외국인 입국 막고 국내 격리 대폭 확대

기사승인 2020. 03. 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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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TNAM-COVID-19-NEW CASES <YONHAP NO-0127> (XINHUA)
베트남 북부 디엔 비엔 푸의 한 격리시설에서 입소자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는 직원의 모습. 베트남은 22일 정오까지 94건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사진=신화·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00명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베트남이 외국인과 해외교포(베트남계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국내적으로는 대대적인 격리 조치에 돌입하는 등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베트남 당국이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것은 물론, 감염 위험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베트남 거주 한국 교민 및 진출 기업들의 불편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베트남 정부 공보에 따르면 베트남은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모든 외국인과 해외교포(베트남계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외교·공무상의 입국과 기업 전문가·숙련 노동자 등의 경우, 관련 당국의 사전 허가가 있는 경우에는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안부 등 관계 부처의 사전 허가가 까다로운 상황이며, 입국 후에도 검역 신고 등의 절차를 거쳐 14일간 자가 격리하게 하고 있어 사실상 빗장을 건 셈이다.

삼성을 비롯한 일부 한국 대기업 엔지니어들은 음성판정서를 지참, 전세기를 통해 입국해 현지 공안의 격리 하에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나, 다른 한국기업들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10~20명 가량 소수의 직원들을 우선 파견하기 위해 기업들이 연합해 전세기를 마련했으나, 베트남 당국이 동선 관리와 감염 가능성 등을 이유로 입국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현지의 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새로운 생산 라인을 가동해야하는데 조립과 설비 구축에 필요한 인원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어 꼼짝없이 멈춘 상태”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당국은 자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국제선 여객기 운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베트남 외교부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의 지시에 따라 해외 거주 베트남 국민들에게도 베트남으로의 귀국을 자제할 것을 권했다. 당국은 해외 각국 주재 대사관을 통해 해외 거주·체류 자국민들에게 귀국을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한 상황일 경우에만 한정해 당국이 마련하는 절차와 항공편을 통해 귀국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베트남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자국 내 확산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데서 이루어진 것이다. 베트남은 22일 오전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94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6일 17번째 확진자가 나온 이후 유럽·미국 발 해외 유입 확진자가 급증한 탓이다. 확진자와 같은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밀접 접촉한 인원도 많아 ‘비상’이 걸렸다.

당국은 코로나19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이달 초부터 점차 입국 제한 조치를 확대하는 한편, 21일부터 입국하는 모든 사람들을 14일간 시설에 강제 격리하기로 조처했다.

그러나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의 베트남 유학생과 노동자들이 귀국하고 있고, 이들 가운데서 발생한 밀접·간접 접촉자들을 격리하는 과정에서 격리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베트남 내 격리시설에 머무르고 있는 한 교민은 아시아투데이에 “지난주를 기점으로 수용인원이 대거 몰리기 시작하더니 전기나 물이 잠깐씩 끊기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당국은 군경시설에 이어 대학교 기숙사도 격리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격리시설 내 관리·의료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의대생과 은퇴한 의료 인력들을 동원하고 있다. 하노이 질병관리본부의 요청에 따라 하노이 의과대학 학생 124명이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적으로도 격리 시설을 대거 확충한다는 방침에, 일부 호텔·리조트가 유료 격리시설로도 활용되고 있다. 유료 격리시설로 운영 중인 한 호텔 관계자는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어차피 투숙객 없이 비어있다시피 하던 호텔이었는데,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에 이바지 할 수 있어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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