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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사내이사 재선임…주주연합 완패(종합)

조원태 사내이사 재선임…주주연합 완패(종합)

기사승인 2020. 03. 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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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사내이사·사외이사 후보 모두 가결…주주연합 모두 부결
주주연합 함철호 비상임이사도 반대…조 회장, 한진칼 이사회 장악
오전 9시 예정 주총, 3시간 후인 정오에 시작…대주주간 위임장 검토 늦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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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진행된 제 7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공 = 한진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조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로 재선임 됨에 따라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주주연합)과 벌이던 그룹 경영권 분쟁도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27일 한진칼은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제 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한진칼 이사회가 제안한 조 회장 사내이사로 선임 안건을 포함해 사·내외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반면 조 회장의 선임을 반대하며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을 앞세운 주주연합의 이사후보들에 대한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한진칼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는 총 5727만6944주로 이날 주총 출석 주주(위임장 제출 포함)와 주식수는 3619명, 4864만5640주(의결권 주식 총수의 84.93%)였다. 특히 법원의 의결권 제한 판결에 따라 반도건설 주식 189만3477주에 대한 의결권은 행사가 제한됐다.

◇조원태 회장의 완승…사내이사·사외이사 한진칼이 모두 장악
이날 조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찬성 2756만9022표(56.67%), 반대 2104만7801표(43.27%), 기권 2만8817표(0.06%)로 가결됐다.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도 2770만3713표(56.95%)의 찬성표를 얻어 통과됐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찬성의견을 낸 김신배 후보와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선임 안건은 각각 2525만2162표(51.91%)와 2749만6450표(56.52%)의 반대표를 받아 부결됐다.

사외이사에는 한진칼 측이 추천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찬성 56.39%)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찬성 56.84%)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찬성 56.26%) △최윤희 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찬성 56.85%)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찬성 55.59%)가 선임됐다.

주주연합 후보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반대 52.42%)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 교수(반대 56.43%)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 교수(반대 56.44%)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반대 56.53%)는 모두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주주연합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의 선임에 관한 안건도 찬성 2134만132표(43.87%), 반대 2716만1330표(55.84%)로 부결됐다.

한진칼측과 주주연합이 서로 상이한 내용으로 제안한 정관일부 변경 안의 경우 양쪽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한진칼측이 제안한 △이사회의 구성과 소집 관련(찬성 51.78%) △위원회 관련(찬성 51.64%) △개정 정관 시행일 관련(찬성 51.64%) 등 정관일부 변경안은 찬성표가 과반을 넘었지만, 특별결의 요건(출석 의결권 수의 3분의2 이상 찬성,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찬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주주연합이 제안한 △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 행사 관련(반대 51.60%) △이사의 선임 관련(반대 51.64%) △이사의 자격, 사외이사 후보의 추천 관련(반대 52.39%) △이사의 직무 관련(빤대 52.36%) △이사의 의무 관련(반대 51.67%) △이사회의 구성, 권한 및 소집, 이사회의 의장 관련(반대 51.92%) △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 관련(반대 51.99%) △이사회 내 위원회, 위원회 관련(반대 51.77%) △감사위원회의 구성 관련(반대 51.67%) △개정 정관 시행일(반대 51.78%) 관련 등 정관일부 변경안 역시 주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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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진행된 제 7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공 = 한진칼
◇8시간 30분 주총장에 있던 주주들 고성 난무…투표방식 변경까지
이날 주총은 한진칼측과 주주연합의 위임장 사전 확인절차가 늦어지면서 오전 9시에 시작할 예정이던 것이 3시간5분이 늦어진 오후 12시5분에 개회됐다. 총 29건의 안건이 올라온 이날 주총은 시작한지 8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5시30분에 마무리됐다.

의장으로 나선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는 “한진칼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한일관계 악화에도 별도기준 4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며 “또한 기업 성장을 위해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 확립을 위한 가버넌스위원회 등을 구성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로 지난해 보다 더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한진칼은 그동안 많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던 것 처럼 올해도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위한 경쟁력 제고와 수익성 증대를 위한 핵심사업 강화 등 내실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총이 시작된 이후에도 한진칼 지지 주주들과 주주연합 지지 주주들의 의사진행 발언으로 시간이 계속 지연됐다. 석 대표이사가 토론 시간을 없애고 바로 표결에 들어갈 것을 제안했고, 현장 참석 주주들이 찬성했지만 일부 주주들은 발언권을 이어 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에 대한 주주의 질문에 한진칼 측은 “관련 항공기는 20년전에 구입한 항공기이고, 리베이트건은 10년 전 일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진상파악 및 책임규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주연합 측에서는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칼 측 이사 후보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KCGI측 대리인은 “현재까지 한진칼 사외이사는 특수관계인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주주연합 측 사외이사 후보들은 독립성을 갖춘 인물들”이라고 설명했다.

대호개발 대리인도 “사외이사는 경영진과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며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 등 논란이 있는 현 경영진의 추천 사외이사들이 견제 기능을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적 덕망을 떠나 한진칼 측 사외이사 후보들이 사외이사가 됐을 때 현 경연진에 대한 감시 역할 못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은 한진칼 지지 주주들과 주주연합 측 주주들 간 고성이 오가는 등 매끄러운 진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첫번째 의안인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이 가결된 이후 두번째 의안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사외이사 후보 투표가 마무리될 때까지 1시간이 소요됐다. 시간이 늦어지면서 현장 참석 주주들은 의안에 대한 토론을 생략하고 표결에 들어가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에 한진칼은 주주 건의를 받아들여 주총 의안별 투표로 진행하려던 기존 방식을 한진칼 측 의안과 주주연합 측 의안을 묶어서 한번에 표결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사외이사 후보에 대한 표결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주총 참석 주주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안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 반복됐다.

한 주주는 “오전 9시 이전부터 오후까지 주주들이 협소한 주총장에 들어와 있다”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주총 진행은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내이사 안건을 표결에 붙이기 전 또 다른 주주는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 이제서야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것은 경영진의 안일한 대처다. (진에어의) 국토부 제재에 대한 대응도 부족해 보인다”며 “앞으로는 회사가 주주들과 소통을 해달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한진칼과 같은 시간에 주총을 개최하고 이사 선임 방식을 ‘특별 결의’에서 ‘보통 결의’로 바꾸는 정관 변경의 안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과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박현주 SC제일은행 고문 등 3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우기홍 사장과 이수근 부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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