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서울시,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에 ‘문화공원’ 조성 추진...대한항공 ‘난감’

서울시,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에 ‘문화공원’ 조성 추진...대한항공 ‘난감’

기사승인 2020. 05. 28. 14:5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0년간 방치된 서울 도심 한복판 '1만평'
시, 용도 변경·감정 평가·토지 보상까지 '직진 방침'
코로나 맞은 대한항공, 자본 확충 계획 '차질'
clip20200528101558
송현동 대한한공 부지 위치도. /제공=서울시
서울시가 20년간 공터였던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에 문화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땅의 소유주인 대한항공은 시가 부지를 매입할 경우 예상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밖에 없어 난감한 입장이다.

시는 27일 ‘제7차 서울특별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결정안에는 현재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위원회는 “공적활용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 공원결정 및 매입을 적극 찬성한다”며 “다만 공원 조성에는 역사가 반영돼야 하므로,시민들과 충분히 논의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시는 위원회 자문의견을 반영해 6월 중 열람공고 등 관련절차를 추진하고 올해 안에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해당 토지는 23년 동안 개발되지 못하고 주인만 계속 바뀌었다. 1997년 삼성생명이 국방부에게 부지를 1400억원에 사들인 뒤 미술관을 지으려다 실패했다. 2008년 한진그룹이 다시 2900억원에 매입해 7성급 한옥호텔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역시 무위로 돌아갔다.

입지조건 자체는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고 불릴 정도로 좋다. 바로 옆에 경복궁·광화문이 있고 국립현대미술관과 인사동 문화의 거리가 인접해 있어 서울시의 규제에 묶이기 전까지는 호텔을 비롯한 상업시설은 물론, 어떤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문제는 매입가격이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매출이 급전직하하며 대한항공 역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대한항공은 시세 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이 부지를 매각해 회사 자금운영에 숨통을 트이게 할 계획이지만, 만약 이 토지를 시가 매입하면 토지가격은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돼 난감한 입장이다.

그래서 대한항공은 서울시에 토지를 매각하는 것보다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그룹 유휴자산 매각 주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공원조성 계획을 내세울 수 있는 이유는 해당 토지의 개발에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송현동 부지는 현재 북촌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다. 건축물 높이가 12m로 제한되고 건폐율(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면적의 비율)은 60%가 최대다.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은 150%다. 특별계획으로 묶여 서울시의 심의도 받아야 한다.

이날 시 관계자는 “시는 추후 감정평가를 통해 결정된 가격으로 송현동 부지를 매입할 것”이라며 “만약 대한항공이 민간에 매각하더라도 매입할 의사가 있는 만큼, (토지 매입 전에 미리 용도변경을 하는) 문화공원 부지 지정 등 관련 행정절차를 밟겠다고 이미 대한항공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