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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 철탑 농성 마무리…삼성 “조속히 해결 못한 점 사과”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 철탑 농성 마무리…삼성 “조속히 해결 못한 점 사과”

기사승인 2020. 05. 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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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반도체 백혈병 분쟁에 이어 두번째 사회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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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고공농성중인 김용희씨 모습/연합
서울 강남역 사거리 교통 폐쇄회로TV(CCTV) 철탑 위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355일째 농성 중인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삼성과의 합의로 고공농성을 마무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간 삼성에 제기된 여러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변화를 다짐한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이후 23일 만에 나온 성과로 평가된다. 반도체 백혈병 분쟁에 이어 당사자와 삼성, 시민단체가 함께 사회적 합의를 함으로써 문제를 푼 또 한 번의 사례가 됐다.

삼성 측은 29일 김 씨의 농성 문제가 양측의 합의에 의해 지난 28일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김씨에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김씨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회사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인도적 차원에서 대화를 지속했다”면서 “뒤늦게나마 안타까운 상황이 해결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도움을 준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 측은 김씨의 건강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점과 앞으로도 겸허한 자세로 사회와 소통에 나서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1982년부터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 공장에서 일하던 김씨는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말 부당해고 당했다며 삼성을 상대로 사과와 명예복직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해왔다.

24년 넘게 투쟁을 이어오던 김씨는 회사에 계속 다녔다면 정년을 맞았을 지난해 7월 10일을 한 달 앞두고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인 강남역 CCTV 철탑 위로 올라갔다. 그는 고공농성을 하는 동안 세 차례 단식 농성을 병행하기도 했다.

김씨와 삼성 측은 그간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하긴 했으나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해결의 실마리가 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당시 회견에서 김씨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삼성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노사 화합 상생을 도모, 건전한 노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는 “시민사회가 기업 스스로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라면서 외부 질책과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김씨 농성 종료 합의가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에서 밝힌 의지를 담은 구체적인 첫 성과라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이날 합의에 대해 환영 입장을 표했다. 준법감시위는 지난 3월 삼성피해자공동투쟁과 면담을 하는 등 문제 해결을 촉구해왔다.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합의 과정에 직접 관여하신 분들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합의 성사를 위해 애쓰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도 “노동에 대한 삼성의 관점들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은 2018년에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오랜 난제를 마무리 지은 바 있다. 기흥사업장 노동자 황유미씨가 2007년 급성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시작된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다.

당시에도 현재 준법감시위 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전 대법관이 조정위원회를 이끌어 사과문을 포함한 중재안을 조율했고, 반도체 담당 김기남 대표이사가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에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내면서 분쟁은 마무리지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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