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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두산重에 원전 포기하고 친환경 사업하라는 정부, 합리적 해결책 내놓길

[기자의눈]두산重에 원전 포기하고 친환경 사업하라는 정부, 합리적 해결책 내놓길

기사승인 2020. 06.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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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인 원전기술을 포기하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사업개편이 가능할지 두산중공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게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키우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물론 채권단 역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친환경 기업으로의 사업 재편을 골자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토대로 두산중공업에 1조2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지원하기로 한 2조4000억원을 포함해 총 3조6000억원을 쏟아붓는 셈이다.

사실 두산중공업은 이전부터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초석을 구축하고 있긴 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풍력발전분야 국제 인증기관인 ‘UL DEWI-OCC’로부터 5.56MW 해상풍력발전시스템에 대한 형식인증을 국내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받으면서 친환경 기업으로 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한편, 같은 해 가스터빈 수주도 따내며 2026년 매출 3조원을 목표로 기술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원전 사업이 묶이면서 수주가 감소, 수익성 하락에 이은 재무구조 악화까지 겪게 됐다. 2015년에 이미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사업이 확정되었지만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책 변화로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결과적으로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보류되면서 묶여 있는 7000억원과 가동을 발생할 매출액까지 포함하면 최소 3조원이 넘는 금액을 날린셈이다.

정부가 두산중공업이 잘하는 원전 사업에 지원을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0여년전부터 풍력과 가스터빈 등에 투자를 해 왔지만 수십년간 기술을 축적해온 GE, 지멘스 등 경쟁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구조로 점유율 확대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아직까지 영국,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많은 국가가 원전 확대에 나서고 있다. 건설 재개로 해외수주도 따라올 수 있고, 이를 통해 두산중공업도 사업을 재편하는 동안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 기술 개발 등에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면 어떨까 싶다.

채권단의 지원으로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면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 자금 조달을 위한 대책 없이 성급하게 사업재편을 진행한다면 또다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막대한 자금투입만이 답은 아니다. 두산중공업을 위한 합리적 해결책이 어떤 것인지 정부와 채권단의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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