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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만원 발렌티노백이 193만원…내수에 풀린 면세점 재고 반응 어땠나

310만원 발렌티노백이 193만원…내수에 풀린 면세점 재고 반응 어땠나

기사승인 2020. 06. 0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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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상품 판매 에스아이빌리지 접속 폭주
평소보다 트래픽 20배 이상…오후부터 품절 속속
업계 "매출 진작보다는 대승적 차원 협조에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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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과 에스아이빌리지 홈페이지 캡처. 에스아이빌리지의 발렌시아가 상품들은 오후에 대부분 품절로 안내됐다.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3일 오전 8시부터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신세계면세점’과 ‘에스아이빌리지’가 올라왔다. 신세계면세점의 명품 재고품이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운영하는 에스아이빌리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 판매되는 시점은 오전 10시부터였지만 명품 브랜드들이 얼마나 할인하는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10시에는 접속자 폭주로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했다. 일평균 접속자 수가 20만 명인데 비해, 이 시간에는 15만 명이 동시접속했다.

홈페이지 복구 후 접속해보니 ‘발렌티노’의 ‘락스터드 숄더백 미디엄’ 제품은 정가 310만원에서 38% 할인해 193만원에, ‘생로랑’의 ‘캐서린 사첼백’은 51% 할인한 132만7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발렌시아가·보테가베네타·생로랑·발렌티노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방과 지갑·소품 등이다. 점심시간 이후에는 대부분의 제품이 ‘품절’로 안내됐다.

회사 관계자는 “평소보다 20배 정도 트래픽 증가를 예상하고 여기에 맞춰 서버 증설 작업을 해놨는데도 그 이상으로 접속자들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SSG닷컴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지방시’와 ‘펜디’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최대 46% 할인 판매하는 ‘슬기로운 명품쇼핑’ 기획전을 시작했다. 면세 상품이 내수에 풀리는 절차가 처음인 데다 해외 출입국자들에 한정됐던 소비자층이 대폭 확대되는 차원이어서 면세점 업계는 이번 판매에 대한 반응을 예상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신세계가 먼저 신호탄을 쏜 덕에 롯데와 신라는 이를 통해 추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롯데와 신라 모두 현재 브랜드 업체들과 협의 중이다. 롯데백화점과 아웃렛을 운영 중인 롯데쇼핑은 현재 어느 매장에 면세점 재고를 판매할지 고심 중이다. 브랜드 중복을 피하는 차원에서 명품 브랜드가 입점 되지 않은 점포 위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업계는 올 상반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인천공항 임대료를 비롯해 대규모 재고부담으로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돼 왔다. 이에 관세청 등과 협의해 사상 처음으로 면세점 재고를 내수에 풀기로 협의했다. 현재 면세점 재고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1위, 전 세계적으로는 2위 수준의 롯데면세점의 재고는 2조원에 달한다. 이 중 내수 통관이 가능한 재고는 4000억~5000억원이다. 신세계면세점의 내수 판매가 가능한 재고는 약 5000만달러(609억원) 수준이다.

그나마 명품 브랜드는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아 이번 신세계 면세점의 재고품이 얼마나 팔리는지가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다. 신세계백화점만 하더라도 1~5월 중 3월을 제외하고 명품 장르는 계속 성장했다. 다른 장르가 두 자릿수 이상 떨어질 때도 명품은 ‘플러스’를 지속했다. 지난달에는 샤넬이 가격 인상을 발표하자 백화점 개장 전부터 소비자들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판매하는 재고는 사실 매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각 브랜드들과 관세청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를 해줬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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