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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교착 속 北내부결속...숨은 메시지는 남북대화”

“북미관계 교착 속 北내부결속...숨은 메시지는 남북대화”

기사승인 2020. 06. 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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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담화' 전문가 분석
전단살포 중단 땐 관계계선...김정은 위원장 의중 담긴 듯
노동신문 2면에 실린 김여정의 대북전단 살포 경고 담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자 신문 2면 상단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남조선 당국의 묵인 하에 탈북자 쓰레기들이 반공화국 적대행위 감행’을 게재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소개한 노동신문 2면.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4일 ‘노동신문’을 통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9·19 군사분야 합의 파기를 언급했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김 부부장의 이 같은 담화가 우리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강하게 막을 것을 압박 차원의 수사로 보이지만 외부에만 공개되는 ‘조선중앙통신’이 아닌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로 북한 주민들이 필독 매체인 ‘노동신문’에 실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전반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노동신문에 대북전단 문제가 실렸다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내부 결속과 함께 경각심 환기의 의미가 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는 남측을 향해 남북관계 풀어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지만 내부를 향한 메시지도 담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김 부부장의 담화가 실린 ‘노동신문’ 2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비난하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대변인 담화’가 나란히 실린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남북관계나 북미대화가 풀리지 않는 상황이나 북한 내부의 어려운 경제상황이 미국 탓이라는 점을 북한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김 교수는 “담화의 주체가 김 부부장이라는 점은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보면 전단살포 문제 만큼은 이번 기회에 쇄기를 박아야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대북전단 살포가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 담긴 남북 정상 간 합의 사항인 만큼 남측이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대북전단 살포 중단이라는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전문가는 “현재 상황이 한반도 전체, 남북관계 전체를 놓고 봐야 하는 상황인데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행동이 얼마만큼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적절한지 의문스럽다”며 “정부가 이런 행위를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막내아들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김 부부장의 담화를 “우리 측에게 성의를 보여주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북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어렵던 나라 사정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자존심과 체면을 지켜야 하기에 노골적으로 남측에 교류 재개를 제안할 수도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북측의 말은 항상 최악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협박보다, 그 반대의 경우 우호적인 태도로 바뀔 수 있다는 숨은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에는 청와대(3월 3일), 두번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3월 22일)을 향했다. 즉 올해 들어 처음 등장한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의 대미·대남 발언 창구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부부장이 오빠인 김 위원장의 공식 대미·대남 창구를 전담할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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