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513조 슈퍼예산… 예산팽창도 과속 아닌가

[사설] 513조 슈퍼예산… 예산팽창도 과속 아닌가

기사승인 2019. 08. 25. 18:3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예산을 513조원대로 편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예산이 400조원을 넘긴 지 불과 3년 만에 사상 최초로 100조원 넘게 증액된 500조원대 예산이 등장하게 됐다. 앞으로 세수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홍 부총리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4%의 달성조차 쉽지 않다고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다.

재정지출의 증가폭은 성장률과 비례해 늘어나는 것이 원칙이다. 재정지출이 성장률을 상회하면 그만큼 국민들의 세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513조원의 내년도 예산은 비록 민주당이 요구한 530조원보다는 적지만 금년 본예산 대비 9.2~9.4%나 증가한 슈퍼예산이다. 또 그 증가 속도도 달성이 불투명한 올해 성장률 2.4%보다 4배나 빠르다. 당연히 최저임금처럼 과속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당장 세금을 올리는 대신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채도 미래 세대가 갚을 세금인 데다 이 국채의 규모가 국민소득의 일정비율, 예컨대 40%를 초과하면 국채 이자를 갚는 데 재정의 상당부분이 투입되어 쓸 돈이 없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래서 미래 세대의 동의도 받지 않는 국채 발행은 되도록 자제해야 하는데도 내년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위험수위인 40%에 육박할 전망이다.

사실 우리 경제에 닥친 문제의 본질이 너무 높은 이자율에 있다거나 정부의 적자재정지출이 부족한 데 있다고 보는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은 별로 없다. 오히려 근본적으로는 내부의 정책들이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을 꺾고 사람과 자본이 한국을 떠나도록 만든 데 있다고 보는 이들이 더 많다.

그럼에도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정부가 나서서라도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어떤 정부도 이런 주장을 완전히 외면하기는 어렵겠지만 대규모 적자재정정책이 마치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이라도 되는 양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런 ‘경기부양’ 정책은 기본적으로 미래의 세금을 지금 당겨 쓰는 ‘땜질’ 성격으로 과도하면 경제를 망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