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단독]국방부 무료 콜택시 ‘신바람 택시’의 쓸쓸한 퇴장…1년 빨리 폐지한다

[단독]국방부 무료 콜택시 ‘신바람 택시’의 쓸쓸한 퇴장…1년 빨리 폐지한다

기사승인 2020. 01. 02. 16:2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배터리 노후화에 주행거리 급감…軍 관계자들 "사용해 본 적 없다"
clip20200102154104
텅 빈 신바람 택시 호출장소. 지난 2016년 국방부 직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도입된 무료 콜택시, ‘신바람 택시’가 예정보다 1년 앞서 폐지할 것으로 2일 전해졌다./성유민 기자
국방부 직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지난 2016년 도입된 영내 무료 콜택시 ‘신바람 택시’가 운행 5년만에 올해 운행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전기차로 운영되는 신바람택시의 배터리 노후화로 주행거리가 급격히 짧아진 탓에 도입당시 내구연한에 1년 앞서 운행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소전기차를 타는 등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활용이 강조되는 가운데 초기 도입된 친환경 자동차의 내구연한 이후 활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바람택시는 국방부 근무자들의 편의를 위해 2016년 1월 우리나라의 최초 전기차인 현대자동차의 ‘블루온’ 2대를 도입해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 해 9월 1대가 추가돼 총 3대가 현재까지 운행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명박정부 당시인 2010년 환경부의 전기자동차 보급계획에 따라 2011년 대당 3312만원인 블루온을 환경부 보조금 50%에 자체 사업예산 50%를 분담해 도입했다.

문제는 블루온의 배터리팩 수명 연한이 10년이라는 점이다. 2021년이면 그 수명이 다하지만 매년 배정되는 신바람 택시 운영비용은 150만원에 불과했다. 10년간 총 운영비용을 합해도 2000여 만원에 이르는 배터리팩 교체비용을 감당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배터리팩 수명보다 1년 앞서 올해 신바람택시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신바람 택시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도입당시 120㎞에서 현재 40㎞로 줄어 들어 운영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인다.

또 사용 연한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발생하는 차량 제원 특성상 유지하는 것보다 폐기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상용차량으로 분류된 신바람 택시의 예산이 장비 유지비 항목에 들어있어 매년 국회 예산심의에서 지적된 것도 조기 폐기를 선택한 이유로 전해졌다.

다만 국방부 직원들의 편의 외에 부가적으로 운전병의 도로 연수에 도움이 돼왔던 점에서 서비스의 효율을 두고는 논란이 일고 있다. 운전이 미숙한 운전병들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걸어 다닐 만 한 거리의 영내에서 굳이 콜택시가 필요하냐는 지적도 있다. ‘신바람 택시를 이용해 본 적 있는가? 없다면 주변에서 이를 호출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 관계자는 “계룡대처럼 부지가 큰 곳이라면 건물 간 이동을 위해 20분 이상을 걸어 다니거나 짐을 실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급 장교들은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계룡대 내에서는 콜택시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육·해·공 3군 통합기지가 위치한 계룡대의 영내 부지 면적은 여의도의 10배가 넘는 30㎢(900만 평)에 달한다. 반면 국방부 영내는 차로 10분이면 돌아볼 수 있는 규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별도의 업무 차량이 배정돼 있어서 타본 적 없다”라며 “업무용 차량은 주로 영외로 갈 때 사용하지 영내에서 운영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불러본 적도 없으며 주변에서 부르는 것을 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신바람 택시의 폐지를 검토하기는 했지만 현재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