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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파국 대신 대화 동력 유지...연말이 비핵화 협상 분수령

북·미, 파국 대신 대화 동력 유지...연말이 비핵화 협상 분수령

기사승인 2019. 10. 0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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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결렬' 표현 썼지만 대화 판은 안 깨
김정은 4월 시정연설대로 연말까지 협상 이어갈 듯
비핵화 목표 없이 미국의 선제적 조치만 요구할 경우 협상 난망
스톡홀름 시내의 미국 대표단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뒷모습 왼쪽 세번째) 등 미국 대표단 일행이 5일(현지시간) 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뒤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단
북한이 미국과의 공식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앞으로의 북·미 대화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북한은 미국이 변화된 조건을 제시해야만 다음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북·미 간의 만남 자체는 연내에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끝난 뒤 성명을 내고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 도출 못 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며 첫 협상부터 ‘결렬’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실제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김 대사도 ‘불쾌하다’며 협상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우리는 미국 측이 협상에 실제적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을 제의했다”며 협상을 이대로 끝내지는 않을 뜻을 내비쳤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번 회의만에 결렬됐다고 말한 걸 보면 북한이 매우 강경한 입장을 갖고 나온 것”이라며 “북한측 입장을 받아달라고 미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2주 뒤 다시 만날까…비핵화 합의까진 첩첩산중

미국 국무부는 이에 대해 스웨덴 측이 제안한 ‘2주 내 스톡홀름 재회동’을 수용했다며 이를 북한에도 제안했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2주 내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 대사가 스웨덴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적어도 연말까지는 북·미가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번에도 비핵화 목표에 대해 포괄적 합의를 원하는 미국과 대북 제재·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구체적 조치를 원하는 북한 간의 인식 차가 큰 것으로 드러나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의 ‘새로운 이니셔티브’에는 경제적 제재 완화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그럼에도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을 보면 북한은 그 내용이 부족했다고 생각했거나 혹은 내부적으로 핵 보유 입장을 정하고 협상을 ‘명분 쌓기’용으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비핵화 개념과 방법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를 거부하는 상태에서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나 한·미 훈련 중단 등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며 “고립국가로 남지 않으려면 북한은 포괄적인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새로 구성된 협상팀이 만나 실무협상이 재개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비핵화 대화 동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7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본부장은 비건 대표와 만나 이번 스톡홀름 협상에서 북·미가 논의한 사항을 돌아보고 대응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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