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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파병 규탄 결의안’ 마저… 정부 공격용으로 악용하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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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니 기자

승인 : 2024. 10. 31. 17:57

여야 각각 발의한 결의안 두고 대립
국힘, 병력 철회·국제사회 노력 강조
민주, 살상무기 지원 반대 입장 담아
일각선 긴박한 안보 속 이용 비판도
31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에서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오른쪽)가 대북 전단 살포를 만류하는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 여야가 각각 발의한 규탄 결의안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여당이 북한 파병 병력의 즉각 철회와 국제사회의 대응에 집중한 것과 달리 야당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촉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을 반대하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야당이 안보와 관련된 긴박한 사안을 정부 공격에 이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지난 29일 발의한 북한군 파병 규탄 결의안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및 우리 군 파병 등의 직접적인 전쟁에 참여하는 행위가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실질적인 우리 국민의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또 정부를 향해 "대북전단 살포를 규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대목도 강조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이번 결의안을 윤석열 정부 공세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외통위에서 여야 결의안을 병합해서 최종 의결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현 정부를 공격하는 내용을 유지 또는 추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가 어렵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이) 정부를 공격할 때 공격을 하더라도 국방과 안보가 걸린 사안에 대해선 어느 정도 자제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결의안 조항에 대해 야당이) 양보하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다. 북한군의 파병을 규탄하는 결의안인 만큼 관련 내용에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영배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으로선 고조되고 있는 긴장을 직접적으로 격화시키는 행위를 자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지난 21일 "윤석열식 갈라치기 외교가 북러 군사동맹의 빌미를 제공한 요인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북한에서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는 것에 대해 대응한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당 간사인 김건 의원 등 외통위 소속 국민의힘 위원들은 지난 22일 발의한 결의안에 "대한민국 국회는 러시아가 파병을 대가로 북한에 군사기술을 이전하는 오판을 저지른다면 국제사회의 전례 없는 강력한 제재와 더불어 준엄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아울러 한미동맹과 확장억제, 한미일 안보협력을 견고히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IP4 파트너국과 협력을 강조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외통위는 다음달 14일 본회의 전 전체회의를 열어 세부 규정을 논의한 후 결의안을 병합해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김건 의원 측은 "내달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결의안 내용에 대해 합의를 이뤄 다음 날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해외 출장 일정을 마무리하고 입국하는 대로 다음 주 내로 여야 간사가 만나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유제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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