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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다변화’ 대신 ‘질’…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승부

SK하이닉스, ‘다변화’ 대신 ‘질’…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승부

기사승인 2019. 11. 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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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영업익 4000억대 전망…실적 회복은 내년도 기대
삼성 "시스템 반도체", SK하이닉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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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불황 극복을 위해 삼성전자처럼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로 눈을 돌리는 대신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강점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 3분기만큼 어두운 4분기 실적 전망
13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가장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예상한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4680억원이다. 이는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크게 쪼그라든 전분기(4730억원)보다 낮은 수치다.

사업 부문별로는 D램은 4분기 영업이익 9500억원이 예상돼 분기별 1조원 이상이던 D램 부문의 영업이익 기록이 깨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낸드플래시의 영업손실은 계속 이어져 4분기 적자가 47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증권사들도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을 비슷하게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에도 본격적인 반도체 가격 상승은 내년에나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가 회복됐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며 “12월 관세 부과를 앞두고 3분기 중국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재고 축적에 나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수요가 일시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고, 산업·자동차용 수요의 부진은 불안 요소”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몇개 업체들이 차지해 수익성은 높지만, 수요공급의 변동 폭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는 전례없는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는 반대로 반도체 값이 급락하면서 실적도 대폭 줄었다. 삼성전자는 이런 고질적인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제품 다변화를 택했다. 특히 가격이 일정하고 수요가 더 큰 시스템 반도체 비중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 SK하이닉스, 제품 다변화 대신 고품질·혁신 선택
SK하이닉스가 취한 전략은 삼성과 달랐다. SK하이닉스는 제품 다변화 대신 품질 강화에 나섰다. 일본에 이미지센서 기술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연구개발(R&D) 거점을 신설하는 등 다른 제품 개발에도 신경쓰지만, 어디까지나 주력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강화다.

SK하이닉스는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총 20조원을 들여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공장인 M16을 짓고 있다. 이천의 기존 공장 인근에 지어지며 10나노 3세대(1z) D램에서 극자외선(EUV) 미세공정을 통한 10나노 이하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지가 될 예정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0나노급(1z) 3세대 미세공정을 적용한 16기가비트(Gb) DDR4 D램을 개발했다. 이 D램은 단일 칩 기준 업계 최대 용량인 16Gb로, 웨이퍼 1장에서 생산되는 메모리 총 용량으로는 현존하는 D램 중 가장 크다. 2세대(1y) 제품 대비 생산성이 약 27% 향상됐다. 하지만 아직 EUV 공정이 들어간 제품은 아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용량이 커지면서 메모리 반도체도 10나노 이하 EUV 미세공정이 요구되는 단계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 단계를 선점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전략이다.

이는 삼성전자처럼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들어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기 어려운 SK하이닉스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상반기 기준 양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놓고 보면 SK하이닉스는 1조1288억원을 보유한 반면 삼성전자는 무려 27조5319억원을 갖고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을 하나 짓는 데 수조원이 들어가는 걸 고려하면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들어 장기투자 하기에는 SK하이닉스의 자금력이 달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CPU 코어 자체 개발을 포기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시스템 반도체 시장 진출은 쉽지 않다”며 “그럴바에야 그 돈으로 클라우드 서버·모바일 등의 수요가 꾸준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게 낫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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