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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SK하이닉스, 반도체 기업이 발전소 짓는 속사정은

[취재뒷담화] SK하이닉스, 반도체 기업이 발전소 짓는 속사정은

기사승인 2020. 07.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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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이천에 이어 최근 충북 청주에서도 자체 LNG 발전소 건설에 대한 환경부 동의를 받음에 따라, 반도체 회사가 왜 발전소를 짓는지에 대해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청주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통과를 계기로 더 강도 높은 반대를 예고하고 있어, SK하이닉스가 어떤 명분으로 이들을 설득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5일 청주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SK하이닉스의 청주공장 인근 LNG 발전소 건설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한다는 입장을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했습니다.

대기 질 개선 방안 보완이라는 숙제가 남았지만 이제 산업부의 사업 최종 인허가, 지자체의 건축물 인허가 절차만 남아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SK하이닉스가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지역민의 반대를 뚫고 ‘굳이’ 자체 발전소를 짓겠다고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전력수급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천공장과 청주 공장에 10년간 각각 20조원, 35조원을 투입해 생산을 늘린다는 계획인데, 라인증설은 자연스럽게 전력 수요 증가로 이어집니다. 안정적인 전기 확보를 위해 자체 발전소를 운영하겠다는 이유지요.

일본의 도시바가 반도체 라인 13분 정전으로 3조원이 넘는 손해를 본 것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의 발전소 준공도 이유있는 외도(?)인 셈입니다.

그런데 청주와 이천에 들어서는 LNG 열병합 발전소는 각각 570MW로 SK하이닉스가 쓰는 전력량의 절반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기왕 짓는 발전소라면 통 크게 모든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규모로 지을텐데 왜 반쪽짜리 발전소를 지을까요.

모든 전력을 자체 수급하게 될 경우 혹여 설비 고장으로 라인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인 듯 합니다. 한국전력의 전기도 받고 직접 생산한 전기도 쓰는 ‘다변화’ 전략으로 전력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이 외에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추후 산업용 전기료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비용 절감을 위한 자급자족 목적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중 SK하이닉스처럼 자체 발전소를 보유한 사례는 없습니다. 삼성전자는 한국전력에서 전력 전체를 조달하고 있고, 철강기업인 포스코 정도가 생산 시 발생하는 열로 소규모 자체 발전소를 돌리는 정도라고 합니다.

지역민들과 환경단체가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런 부분입니다.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에도 없는 발전소를 왜 하이닉스가 지어 우리 동네 공기를 오염시키냐는 불만이지요.

SK하이닉스 앞에는 전력수급 안정성 확보와 지역 여론 다독이기라는 두가지 숙제가 놓였습니다. 청주 역시 SK하이닉스 증설로 인한 경제 활성화와 깨끗한 환경 모두를 잡고 싶을 것입니다. 기업과 지역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상생을 위해 양측이 중지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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