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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종료’ D-1…아시아나항공 운명은?

‘딜 종료’ D-1…아시아나항공 운명은?

기사승인 2020. 08.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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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11일까지 거래이행 종료일로 못박아
채권단 관리 후 재매각 '플랜B' 유력 시나리오
현산, 금호산업에 대면협상 제안 '새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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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품에 안길 것인가, 아니면 채권단 관리냐.”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이 11일 이후 갈릴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산업은행 등의 채권단의 지루한 줄다리기 싸움이 이번 주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대면협상을 거부해온 현산이 인수 계약 종료 시한을 이틀 앞둔 9일 금호산업의 대면협상 제의를 수락함으로써 고착된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운송으로 올 2분기 영업이익 1151억원을 기록하며 6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낸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금호산업과 재실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해 인수까지 과정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 HDC현산은 보도자료를 내고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면서 “이를 위해 양사 대표이사간 재실사를 위한 대면 협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산은 향후 협상 일정과 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서는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도 현산의 제안을 검토 중이다.

고착화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양측 대표이사 간 대면협상이 돌파구가 될 전망이지만 시장에서는 재실사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역시 계약 무산(노딜)을 염두에 두고 책임 소재 여부를 가리기 위한 절차의 일환으로 여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인수 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동반부실도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산이 계속해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만큼 양측 대표이사들 간의 대면협상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산은 재실사를 통한 재협상 카드로 가격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금호산업이나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금호그룹은 지난해 12월 27일 주식매매계약(SPA) 당시 가격 그대로 현산에 구주매각으로 3228억원을 받으면 금호고속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1300억원을 갚을 계획이었다. 금호그룹은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을 정점으로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금호고속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현재 산업은행은 지난 4월까지 금호고속이 갚아야 할 1300억원을 거래종결 지연을 이유로 상환을 1년 미뤄준 상태다.

금호그룹으로서는 현산이 재실사를 통해 ‘헐값’에 인수하려 한다면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제값을 받지 못할 바에는 채권단 관리가 오히려 더 낫다는 입장이다. 계약 무산으로 이어져 산은 관리 아래 들어가면 대출 연장은 물론 산은 지원을 받아 추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영구채 8000억원을 보유해 이를 주식으로 전환 시 36.9%의 지분을 확보, 금호산업(31.05%)보다 높은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장밋빛 전망”이라면서 “20년간 주인을 찾지 못하고 막대한 혈세로 연명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08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다 경영부실 등으로 이유로 인수를 포기하며 산은이 지분 56%로 회사 관리에 들어갔다. 구조조정 등을 거쳐 몸집을 줄인 뒤 재매각할 방침이었으나 매수인이 나서지 않으며 20여 년 동안 정부 소유로 남아 있다. 그동안 유동성 위기로 투입된 지원자금만 약 10조원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로, 한화에 3150억원 중 절반 이상인 1951억원을 돌려준 바 있다.

현산도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노딜로 결론이 난다면 산은이 “계약무산의 책임이 현산에 있다”고 강조해도 이행보증금 2500억원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반환 법정공방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래저래 산업은행으로서도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최선책일 수밖에 없다. 양측 대표이사 간의 대면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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