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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검사장들, 검사답게 행동하지 않으면 총장은 허수아비 돼”

문찬석 “검사장들, 검사답게 행동하지 않으면 총장은 허수아비 돼”

기사승인 2020. 08. 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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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광주지검장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아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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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과 문찬석 광주지검장(왼쪽)이 악수하고 있다./연합
“검사장들이 검사답게 행동하지 않으면 검찰총장은 허수아비가 된다.”

검사장급 이상 인사 직후 사표를 낸 문찬석 광주지검장(59·사법연수원 24기)이 10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지검장은 “더 빨리 나가려고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있을 때까지 (검찰에) 남아서 역할을 하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법무연수원은 법무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곳으로,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문 지검장은 지난 7일 발표한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에서 통상 초임 검사장이 부임하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성 전보 인사가 나자 곧바로 사직서를 내고, 이날 마지막 출근을 했다.

그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검사장들이 검사답지 않은 다른 마음을 먹고 있거나, 자리나 탐하고 인사 불이익을 두려워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총장은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검사장들이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아 염려된다”며 “우리의 정치적 중립성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고 검사장들은 주어진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국민들의 시선을, 여러 검사장만을 묵묵히 보고만 있는 후배들의 참담한 시선을 생각해 주기 바란다”며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지검장은 이와 함께 잘못된 것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된 것에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눈치 보고 침묵하고 있다가 퇴임식에 한두 마디 죽은 언어로 말하는 것이 무슨 울림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8일 문 지검장은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고 있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월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입시비리 등 의혹과 관련해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 총장의 지시를 거부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면전에서 비판한 인물이다.

문 지검장은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며 대검찰청 선정 1급 증권범죄(시세조종) 공인전문검사로 ‘블랙벨트’를 수여받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다. 검찰이 2013년 공인전문검사 인증제도를 도입한 후 블랙벨트를 수여받은 검사는 문 지검장이 처음이다. ‘1급 공인전문검사’를 뜻하는 블랙벨트는 검찰이 최고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검사에게 수여하는 자격이다.

특히 그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적폐청산’ 수사 과정에서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 관련 의혹 수사팀의 팀장을 맡아 거액의 비자금 흐름을 포착하는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하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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