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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 공소장 살펴보니…수사팀의 ‘악마의 편집?

‘검언유착’ 의혹 공소장 살펴보니…수사팀의 ‘악마의 편집?

기사승인 2020. 08. 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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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상 "유시민 관심 없다" 발언도 공소장서 생략
한동훈 변호인 "카카오톡 횟수, 다른 기자들과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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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연합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공소장이 앞서 공개된 ‘부산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분들이 누락돼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검언유착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가 작성한 이 전 기자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지난 1월~3월 ‘통화 15회, 보이스톡 3회,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 327회에 걸쳐 계속 연락을 취했다’고 기재되는 등 두 사람의 유착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 여러차례 등장한다.

하지만 한 검사장의 발언 취지를 이해할 수 있는 맥락 등은 삭제된 채 공소장이 작성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와 후배 백모 기자가 지난 2월13일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실을 방문해 한 검사장에게 “요즘 신라젠 이런 거 알아보고 있다. 취재 목표는 유시민이다. 유시민도 강연 같은 것 한 번 할 때 3000만원씩 받지 않았겠느냐”라는 취지로 물었다. 이에 한 검사장은 ‘주가조작의 차원이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그러나 앞서 이 전 기자 측이 공개한 녹취록 및 음성파일 내용에 따르면 한 검사장은 “그런 사람이 와서 강연했다는 것을 밖에 홍보하는 것이 주가조작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 검사장이 ‘유명인을 내세워 홍보하는 것은 주가조작’이라는 취지의 일반론을 이야기한 것이지만, 수사팀은 이 부분은 누락한 채 ‘주가조작의 차원’이라고 말한 부분만 공소장에 기재한 것이다.

아울러 녹취록에 등장했던 한 검사장의 “(유 이사장에 대해) 관심 없다”고 한 부분 역시 공소장에는 기재되지 않았다. 이같은 발언은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공모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입증하는 중요 발언으로 지목돼왔다.

이 때문에 수사팀이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공모관계를 부각시키기 위해 이른바 ‘악마의 편집’을 하면서 무리하게 공소장을 작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검사장의 변호인은 “공소장이라는 것은 증거에 의한 사실관계를 정리해 놓은 것인데 수사팀이 기본은 지키지 않고 편집에만 열중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나 순서도 모두 뒤죽박죽”이라며 “카카오톡 횟수 부분을 기재한 것 역시, 한 검사장의 전언에 따르면 같은 시기 이 전 기자 외에 다른 기자들과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횟수가 훨씬 많다고 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재판 과정에서 제외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일부) 언급이 누락되는 등 그 표현과 맥락이 정확하게 녹취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 향후 재판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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