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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 그래도 역시 사람이다

[조성진 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 그래도 역시 사람이다

기사승인 2020. 09. 1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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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와 함께하는 4차 산업혁명의 의미<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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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중부대 교수
아침에 스마트폰 알림 소리에 잠을 깬다.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블루투스 음악을 들으며 샤워를 마친다. 아침 식사를 마치면, 내비게이션의 안내와 뉴스를 들으면서 자동차로 학교에 출근한다. 뉴스에선 매일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3D 프린팅, 공유경제’ 등의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수두룩하게 도착한 전자메일을 확인하고, 전자출결과 화상 강의를 통해 수업을 마친 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구들의 삶을 잠시 엿본다. 귀가해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전자책을 몇 장 읽어보다가 스마트폰 앱의 명상음악을 들으면서 잠자리에 든다. 필자의 하루 삶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도 이와 거의 비슷할 것이다. ‘초지능사회’에서 편리함을 만끽하지만, 배워야 할 신기술이 넘쳐나 따라가기 힘들다. ‘초연결사회’라서 다른 사람과 자주 소통하지만, 정작 ‘혼밥’과 ‘혼술’은 늘어가고 고독은 더 깊어진다.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체하면서 일자리는 줄어들고, 양극화는 더 심화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사람들을 더욱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그래도 사람은 생존해야 한다. 기업과 노동자도 살아가야 하니 각자 할 일을 해야 한다.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변화(change)의 인정이 필요하다. 변화는 언제나 있었다. 변화를 거스르지 말고 받아들여야 생존할 수 있다. 둘째, 이웃을 돌보는(care) 따스함이 필요하다. 그들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기계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볼 때다. 그래서 기본소득 개념 도입을 논의하고, 심리 방역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뛰어난 소수가 해답을 제시하는 접근방법보다는 여러 사람의 경험과 지혜를 모으는 새로운 접근방법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대학과 교육 당국의 변화도 요구하고 있다. 지원자 선발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세 가지를 더 키워야 한다. 먼저 창의적 사고력(creative thinking)을 키워야 한다. 사물과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한 사람의 창의적인 생각이 1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

다음으로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능력(communication)을 키워야 한다.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수록 사람 간의 공감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다행스럽게도 이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따듯한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과 협업(collaboration)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사람들이 겪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과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여 해결책을 찾는 교육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이때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와 행동이 선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아무리 4차 산업혁명 시대라 하더라도 여전히 사람이 본질이다. 그것이 인간(human resource)을 편리하게 하지만, 사람(people)을 조종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이 사람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하는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람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되,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어쩌면 인문학에 대한 학습, ‘내려놓음’과 ‘마음 챙김’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와 기업은 사람을 돕기 위해 코칭(coaching), 상담 및 컨설팅을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정책과 제도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왜냐하면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역시 사람이었고, 앞을 내다봐도 그래도 역시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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