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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굴기’ 중국 난니완 프로젝트](1)중국의 불가피한 선택

[‘반도체굴기’ 중국 난니완 프로젝트](1)중국의 불가피한 선택

기사승인 2020. 09. 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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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인가, 돈이 든 성배인가?-난니완 프로젝트 1
최근 미국의 중국 죽이기 전략의 최대 타깃이 된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는 지난 15일부터 전 세계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게 됐다.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모든 반도체의 화웨이 공급을 중단시키는 미의 대중 3차 제재가 이날부터 발효된 탓이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자체적으로 반도체 수요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즉각 8월 초 공언한대로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한 이른바 난니완(南泥灣) 프로젝트(계획)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과연 이 프로젝트는 ‘반도체 굴기’에 나선 화웨이와 중국에게 전화위복이 될 것인가, 아니면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인가? 제2의 장정(長征)으로 불리는 난니완 프로젝트 출범의 전말과 허실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화웨이는 불과 7년 전만 해도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에도 크게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2014년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이후부터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당시와 지난해 10월 정부가 조성한 각각 1200억 위안(元·20조4000억 원), 2000억 위안 규모의 반도체 펀드에서 지원되는 자금이 화웨이의 승승장구 식 급부상에 밑거름일 됐다. 급기야 지금은 반도체가 필수적인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분야에서 부동의 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미국적 시각에선 이를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공룡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보편적이었다.


결국 미국은 지난해 1월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의 공급을 제한하는 1차 제재의 칼을 빼들기 시작했다. 이어 올해 5월에는 화웨이가 주문, 설계한 제품의 위탁 생산까지 제한했다. 8월에는 내친 김에 드디어 15일 발효된 조치를 마련했다.

화웨이
미국의 제재 칼날 앞에 반도체 독립을 강요당하는 화웨이의 산시성 시안 연구소 직원들. 난니완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연구에 동원될 인력들로 볼 수 있다./제공=화웨이 홈페이지.
화웨이나 중국 정부는 당연히 미국의 초강수를 예상하고 있었다. 화웨이 경영진들과 정부의 정책 책임자들이 머리를 맞댄 채 대비책도 준비하고 있었다. 그게 바로 8월 초에 화웨이가 미국이 보란 듯 은근히 대외적으로 흘린 난니완 프로젝트였다. 난니완은 인민해방군의 전신인 팔로군이 항일전쟁 당시 개간해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던 곳인 산시(陝西)성의 황무지로 프로젝트에 이 지명을 차용한 의미는 분명하다. 반도체 자급자족을 통해 진정한 굴기를 이루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라는 것이다.

사실 화웨이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년을 기준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5% 남짓에 불과했고기술력도 평균 5년의 차이가 날 만큼 국제 수준과 차이가 많이 났다. 전적으로 모든 것을 해외에 의존한다고 봐야 한다.

미국의 제재가 15일부터 본격화됨과 동시에 미국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상징’으로 불리는 자국의 중신궈지지청뎬루(中芯國際集成電路·SMIC)마저 제재, 곧 공급을 끊을 예정이라는 현실까지 더해지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제재를 예상하고 쌓아놓은 재고도 조만간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올해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심정으로 독립하는 것만이 살길인 셈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디스플레이 업체 징둥팡(京東方·BOE)의 전 한국인 임원 K 씨는 “현재 상황에서 화웨이와 중국 정부가 난니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해야 한다. 그만큼 절실하다”면서 반도체 굴기에 앞선 자립 목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울며 겨자먹기라는 말처럼 미국이 죽이려고 작정을 한 이상 싫어도 자립해야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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