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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굴기’ 중국 난니완 프로젝트](2) 고난의 행군 될 수도

[‘반도체굴기’ 중국 난니완 프로젝트](2) 고난의 행군 될 수도

기사승인 2020. 09. 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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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
반도체 독립을 넘어 굴기(우뚝 섬)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화웨이(華爲)의 ‘난니완 프로젝트’ 야심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평가다.

우선 화웨이가 경쟁력 있는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 최대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인 하이쓰 반도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하이쓰의 주문생산을 소화만 수 있다면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게다가 칭화대 산하 쯔광그룹의 자회사 창장춘추(YMTC)의 존재 역시 큰 위안거리다. 화웨이가 상호 협력을 강화하면서 아직은 떨어지는 기술력 업그레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경우 창장춘추가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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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베이징 연구소의 내부 전경. 반도체 독립을 위한 의지가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제공=화웨이 홈페이지.
화웨이가 ‘노아의 방주’라는 이름의 세계 최대 규모의 4차 산업혁명 연구소를 운용할 만큼 기술력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다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칭화대나 저장대 등과 기업들의 반도체 연구 인력을 대대적으로 확보하면서 의지의 실현에 나설 능력을 빠른 시일 내에 갖추는 것이 가능하다. 칭화대 창업연구소 마쥔(馬軍) 주임이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수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화웨이가 움직이면 안 될 것이 없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독립을 넘어 굴기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한다는 화웨이의 기업 문화인 이른바 ‘늑대 정신’과 필요할 경우 기존의 3200억 위안(元·54조400억 원)의 반도체 펀드 외 자금도 제공할 의향을 가진 중국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계획도 경쟁무기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시너지 효과도 상당하다. 제재로 인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사용이 어려워지자 자체적으로 ‘훙멍(하모니) 2.0’의 개발에 최근 성공한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미국이 제재하려고 칼을 가는 SMIC가 진짜 횡액을 당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 경우 화웨이와 중국 정부는 자국의 대체 파트너를 찾아야 하나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국 전체의 기술력이 한국이나 미국보다 최소한 3년 이상 격차가 나는 것도 화웨이로서는 고민거리다.예컨대 SMIC는 지난해 말에야 삼성이나 대만 TMSC에 한참이나 뒤지는 14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양산에 겨우 들어간 것이 현실이다. 미국이 무슨 일이 있더라도 화웨이를 죽이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다. 화웨이가 솟아날 구멍을 만들면 미국이 바로 틀어막을 것이라는 얘기다.

글로벌 경제에서는 기존의 공급망을 무시한 채 완전 독자적인 길을 걷는 것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미련한 짓에 속한다. 엄청난 비용도 들게 된다. 실패할 경우 치명적 내상을 입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런 사실과 여러 비관적인 요인들을 감안할 경우 화웨이의 ‘난니완 프로젝트’는 고난의 행군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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