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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4번째 3연임 성공한 윤종규...라응찬·김승유·김정태서 찾아야 할 것은?

역대 4번째 3연임 성공한 윤종규...라응찬·김승유·김정태서 찾아야 할 것은?

기사승인 2020. 09.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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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3연임 회장들 선례 교훈삼아야
안정적 경영승계 작업, 지금부터 준비
포스트 윤종규 육성해 내부조직 다지고
경쟁력 있는 후임자 양성·푸르덴셜 안착
비은행·글로벌 경쟁력 제고에도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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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 완성 라응찬’ ‘M&A 전략가 김승유’ ‘통합의 귀재 김정태’. 이들은 국내 금융그룹 역사의 산증인이자, 3연임에 성공한 최고경영자(CEO)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3연임에 성공하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윤 회장은 3연임에 대한 기대와 함께 부담도 크다. 앞서 3연임에 성공한 금융그룹 회장들의 임기 말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성과만큼 경영 실패도 컸다. 라응찬 전 회장은 경영권 분쟁으로 결국 법정분쟁까지 이어졌고, 김승유 전 회장은 저축은행 투자 실패로 퇴임 후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아야 했다. 현 하나금융 회장인 김정태 회장도 3연임을 도전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과의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윤 회장은 그룹을 리딩금융을 넘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의 발자취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한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영권 다툼이 법정분쟁까지 비화됐던 사례가 있는 만큼 ‘포스트 윤종규’를 위한 준비가 지금부터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3연임에 성공한 역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라응찬 전 신힌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총 3명이다. 여기에 지난 16일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된 윤 회장이 오는 11월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만 거치면 금융그룹 중 역대 4번째 3연임 회장에 오른다.

윤 회장에 앞서 3연임 회장에 오른 이들은 금융권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지만 임기 말이 좋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법정 분쟁으로 임기 중 퇴진하거나 퇴임 후에 징계를 받기도 했다. 금융그룹 최초로 3연임 역사를 쓴 라응찬 전 회장은 4연임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내부 균열이 일어나면서 남은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라 전 회장은 임기 중 조흥은행, LG카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신한금융지주를 키워냈다. 수차례 연임에 성공했지만 폐단도 존재했다. 그는 소송전으로 비화된 내부 경영권 다툼인 ‘신한 사태’를 초래했다.

하나금융은 두 명의 3연임 회장을 탄생시켰다. 특히 김승유 전 회장은 충정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외환은행 등을 줄줄이 인수해 하나금융이 현재 4대 금융지주까지 오를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 장본인이다. 김 전 회장은 MB(이명박)정권 당시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4대 천왕으로 불릴 만큼 위상이 막강했다. 하지만 그도 장기간 연임으로 인해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임기 말 미래저축은행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냈는데 부당 지원을 이유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았다.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인수가격이 문제가 됐었다. 김 전 회장은 ‘왕회장’이라 불리며 회장 자리에 물러난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나금융을 이끌고 있는 김 회장도 그간의 업적을 인정받아 3연임에 성공했다. 외환-하나은행 통합은행을 순조롭게 출범시켰고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 유상증자, 더케이손해보험 인수 등 비은행 경쟁력을 키웠다. 또한 베트남 은행인 BIDV 지분 인수와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GLN 사업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부문도 강화했다. 다만 3연임 당시 금융당국과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3연임에는 성공했으나 악화된 금융당국과의 관계는 해소하지 못했다.

윤 회장 역시 3연임에 성공해 향후 3년간 KB금융을 더 이끌게 되는 만큼 이들의 과오를 피해야 한다. 우선 그룹 내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조직을 다져야 하며, 미래 KB금융을 이끌 ‘포스트 윤종규’를 육성해야 한다. KB금융은 ‘CEO 내부 후보자군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시장에서는 ‘윤종규 회장을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여전하다. 차후 KB금융을 위해 경쟁력 있는 후임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새 식구로 받아들인 푸르덴셜생명이 그룹에 안착하고, 다른 자회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과정에서 화학적 시너지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 만큼, 윤 회장도 이를 반면교사 삼아 원만한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야 한다. 더불어 비은행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통해 KB금융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과 지속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통상 장기집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기존에도 3연임에 부정적 의사를 나타냈던 것도 같은 이유다. 윤 회장 역시 3연임 시동을 건 만큼 금융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장기 연임 필요성에 대해 설득할 필요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사람이 장기간 연임을 하다 보면 특정 라인이 형성돼 견제 세력이 없어지거나 내부 권력 다툼으로 이어지는 등 폐해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그래도 KB금융은 내부적인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고 평가되지만 추후를 위해서라도 윤 회장은 경쟁력 있는 후계자 양성을 통해 ‘포스트 윤종규’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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