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김종인, 소통 부족·정체성 혼란 얘기는 없어야

[사설] 김종인, 소통 부족·정체성 혼란 얘기는 없어야

기사승인 2020. 09. 22. 19:0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당을 쇄신한다며 당명과 색깔까지 바꾼 ‘국민의힘’이 개칭에 따른 ‘신선함’을 보여주기보다는 당내 ‘소통부족’과 ‘정체성’ 혼란에 빠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에 당론을 모으겠다고 하더니 한발 더 나아가 “너무 재벌 입장을 대변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경제3법은 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으로 기업활동을 규제해 ‘기업규제3법’으로 불린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부자·재벌만 옹호하는 당으로 비치면 안 된다”고 했는데 당내에선 김 위원장이 개인적 소신에 사로잡혀 ‘오버’하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한 의원은 “자기 마음대로 던져놓고 의원들에게 설거지를 하라면 어떡하나”라는 말로 푸념을 했다.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간 소통부족 이야기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당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를 넣었기 때문에 경제3법이 모순되지 않는다고 하자 주 원내대표는 “쟁점 하나하나마다 우리 기업이라든지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이 정강정책에 국회의원 4선 연임금지를 담으려 했으나 주 원내대표가 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또 있다. 당의 색을 김 위원장이 ‘빨·노·파’ 3색으로 하려 하자 비대위 마음대로 하느냐는 반발이 나와 브리핑이 급하게 취소된 일도 있었다. 대선 후보에 대한 가벼운 언급, 탈당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두고도 당내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소리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자기 정치를 하지 말고, 당을 위한 정치를 하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역할은 야당을 재건해서 서울·부산시장 선거와 대선의 승리를 이끄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명과 당의 색을 바꾸고, 경제민주화를 들고 나왔다. 심지어 여당을 따라 좌클릭한다는 소리까지 듣는다. 때로는 김 위원장 혼자만의 의견인지 정당의 의견인지 분명치 않아서 소통 부족, 정체성 혼란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래서는 야당의 재건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