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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추척수증, 뇌졸중·목디스크 오진 많아…정확한 진단·치료가 관건

경추척수증, 뇌졸중·목디스크 오진 많아…정확한 진단·치료가 관건

기사승인 2020. 09. 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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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힘이 빠져 젓가락질이 잘 되지 않거나, 걸음이 휘청거리는 증상을 보인다면 뇌졸중을 의심하기 쉽다. 정밀검사와 치료에도 불구,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정형외과 질환인 경추척수증일 수도 있다. 경추척수증은 경추의 퇴행성 질환 때문에 발생한 압력이 척수를 누르면서 손과 다리의 근력이 약해지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 지는 질환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추척수증은 특히 손의 세밀한 운동에 장애가 생겨 물건을 쉽게 놓친다. 글씨체가 변하고 젓가락질이 어렵고 와이셔츠 단추를 채우는 데도 불편함을 겪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정형외과 강경중 1
하지 근력약화로 걸을 때 걸음이 휘청이는 등의 보행장애가 올 수 있고, 심하면 대소변 조절이 어려운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은 대개 아주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미세한 이상 소견을 처음에는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발병 초기 목과 어깨 주변부에 통증이 발생하고 팔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생겨 목디스크로도 오인하기 쉽다. 손과 발의 기능이 떨어지고 마비증상이 생기면 뇌 질환을 의심하겠지만, 환자의 상당수가 머리의 문제가 아닌 경추 협착증으로 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강경중<사진> 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경추척수증은 다른 질환으로 오진해 엉뚱한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다”며 “진단이 늦어지면 심각한 신경손상으로 하반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어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추척수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척수신경이 압박돼 척수에 기능저하가 올 수 있다. 선천적으로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은 경우, 경증 추간판 탈출증이 있거나 퇴행성 질환에 의해 자란 뼈가 조금만 커져도 척수신경의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

척수신경이 지나는 척추관이 넓더라도 중증 추간판 탈출증이 있거나 척추뼈 사이의 움직임을 유지하면서 어긋나지 않도록 지지해 주는 후종인대가 뼈로 변하는 후종 인대 골화증 등이 있다면 척수 신경의 심한 압박으로 인해 척수증이 올 수 있다. 전신으로 지나는 모든 신경이 압박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지 기능 저하와 전신 통증, 감각 이상 등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말초신경이 압박되는 목디스크의 경우 약물,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강 교수는 “하지만 중추신경이 눌리는 경추척수증의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심각하게 신경이 압박되는 상태라면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며 “손의 기능과 걸음걸이 이상 등의 증상이 경미하게라도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질환이 더 진행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 병력과 신체 진찰에서 경추척수증이 의심되면 목 부위에 척추 MRI 검사를 시행해 경추척수증을 확진한다. 이 때 MRI는 척추 질환 진단, 신경 압박 정도, 수술 치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사용된다. 검사 결과 신경이 심하게 압박되고 있다면 환자의 나이 및 전신상태를 고려해 수술 치료를 시행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환자 나이가 젊고 척추관 협착이 심한 상태라면 예방 차원으로 이른 시기에 수술할 수도 있다.

척추의 퇴행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경추척수증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것은 어렵지만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해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면 좋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척추 주위의 근육량을 늘리고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이다.

강 교수는 “컴퓨터,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때 구부정한 자세가 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스트레칭을 해주고 잠깐 일어섰다 앉으면서 다시 올바른 자세를 가다듬는 등의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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