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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국민을 해상서 불태운 악랄한 김정은 정권

[사설] 우리 국민을 해상서 불태운 악랄한 김정은 정권

기사승인 2020. 09. 2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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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해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우리 공무원을 상부 지시로 살해한 뒤 해상에서 기름을 부어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 국방부는 24일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측에 해명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군에 따르면 해양부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해양수산서기(8급) A(47)씨가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 해상에서 실종됐다. 실종 당시 A씨는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께 보이지 않아 다른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했고 해경에 신고됐다. 군은 이튿날인 22일 첩보를 통해 오후 A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

군 당국은 실종 이틀 후인 23일 오후 이 사실을 공개했다. 하지만 같은 날 늦은 시각 언론이 실종자가 피격 후 화장됐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사망 인지 시점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군은 실종자의 자진 월북 시도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 선박에서 실종자의 월북 경위 진술 청취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다. 청와대는 사건 발생 4일 지난 24일 정오 NSC상임위를 열었다.

이번 만행은 지난 2008년 남측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 사망 이후 가장 포악한 짓으로 남북관계에 큰 악재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문 대통령이 23일 유엔에서 ‘종전선언’을 강조했지만, 의미는 퇴색되고 말았다. 국민이 총격으로 사망하고 바다에서 불태워지는 마당에 이런 호소는 공감대보다 오히려 반발을 부를 수도 있다.

북한은 당장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야만적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공개 약속도 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북한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보고 접근해야 한다. 비핵화나 인권 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막연한 기대. 희망적 사고는 버려야 한다. 저자세 소리도 그만 들어야 한다. 특히 대북 정보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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