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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는 역시”…‘비밀의 숲2’ 이수연 작가의 계획, 이유 있었다

“역시는 역시”…‘비밀의 숲2’ 이수연 작가의 계획, 이유 있었다

기사승인 2020. 09. 2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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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2’가 막바지로 향해 갈수록 이수연 작가의 ‘큰 그림’이 완성되고 있다./제공=tvN
‘비밀의 숲2’가 막바지로 향해 갈수록 이수연 작가의 ‘큰 그림’이 완성되고 있다.

tvN 토일 드라마 ‘비밀의 숲2’의 치밀하고도 촘촘하게 계획된 유기적 얼개가 시청자들의 소름을 유발하고 있다. 그저 검경협의회의 시발점인줄로만 알았던 ‘통영사고’가 서동재(이준혁) 납치의 발단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첫 방송 전 진행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보이는 것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박현석 감독의 전언이 맞아들어갔다.

모두가 기다렸던 ‘비밀의 숲2’은 ‘통영 사고’로 포문을 열었다. 요약하자면 안개가 자욱한 밤바다에 술에 취한 대학생 두 명이 들어갔다 당한 불의의 사고였다. 그런데 여기엔 다음과 같은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대학생들이 해무로 뒤덮인 밤바다에 들어가기 전, 고의로 출입통제선을 끊어 놓은 이들이 있었다. 단순한 ‘사고’에서 ‘사건’으로 확대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강원철(박성근) 지검장의 지적대로 언뜻 보기엔 기물 파손과 익사를 입증할 수 없는 단순 사고였다.

그런데 이 사건을 전관변호사 오주선(김학선)이 담당하면서 본격적으로 울창한 ‘비밀의 숲’안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그가 전 부장 판사였다는 이유로 단 하루 만에 출입통제선을 끊어 놓은 이들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떨어진 것. 이러한 전관예우는 여론의 분노를 키웠고 종국에 검경협의회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 검과 경의 갈등이라는 새로운 이야기의 줄기를 키워나갔다.

이렇게 검경협의회의 물꼬를 트며 제 역할을 다 한 줄 알았던 통영 사고는 서동재가 실종되면서 다시 존재를 드러냈다. 서동재가 사라지기 전, 검경협의회를 무산시킬 경찰의 약점을 캐고 있었는데, 최빛(전혜진)이 검찰의 전관예우를 적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디어에 폭로했던 통영 사고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것. 그리고 지난 방송에서 서동재를 납치한 범인이 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김후정(김동휘)으로 밝혀지면서 ‘서동재 실종’을 둘러싼 조각들의 아귀가 모두 맞아떨어졌다.

‘사고’인 줄로만 알았던 대학생들의 죽음은 알고 보니 김후정의 의도적인 살인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김후정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지른 사건이었던 것. 서동재가 납치된 이유는 김후정과 두 학생의 보이지 않는 서열관계를 눈치채며 통영 사고의 진실에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통영 사고로부터 시작된 일련의 이야기들은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 듯 모두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었다.

게다가 다시 살펴본 통영 사고에는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었다. 1화에서 황시목은 울면서 사고가 벌어진 상황을 진술하던 김후정을 유심히 들여다 봤다. 그 중에서도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김후정의 손가락.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손가락은 그가 일전에 짚어냈던 “거짓을 쥐어짜내고 있는 그 뇌가 지금 손끝에서부터 피를 끌어다 쓰고 있다”는 것을 은연 중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또한 통영 유가족의 진술에도 사건의 진상이 감춰져 있었다.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 탓에 알바를 구해서 비싼 운동화를 사면 된다던 아들의 말은 아직 돈이 없었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그 아들은 죽기 전 그 비싼 운동화를 버젓이 신고 있었다.

이렇게 서동재는 살아 돌아왔고, 범인은 검거됐다. 하지만 아직 황시목과 한여진의 진실 추적은 끝나지 않았다. 범인이 보낸 것이라 추정된 메시지가 가짜 목격자 전기혁(류성록)에 의해 조작됐고, 그 배후가 있음이 암시된 것. 단 2회만을 남겨둔 이야기가 또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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