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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관심은 숨은 리스크에

[취재뒷담화]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관심은 숨은 리스크에

기사승인 2020. 10. 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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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비용 우려로 주가 하락…사측 낸드 경쟁력 강화에 '베팅'
중국 의존도 커질까 우려도…최태원 회장 충분히 고려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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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시설 내 클린룸 모습/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인수를 발표한 날, 경영진과 투자자들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37년 역사에 기록될 뜻깊은 날”이라며 감격을 표했지만 SK하이닉스 주가는 떨어졌습니다. 투자자들에게는 감격보다 근심이 앞선 셈이죠.

인수합병이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 주가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인수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만 해도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점유율을 20%가량 차지하면서 삼성전자에 이어 2인자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곧 10조원 이상의 인수 비용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의 재무건전성에 눈을 돌렸습니다. 물론 SK하이닉스는 당좌비율 120%대로 일반 제조기업 기준에서는 우량한 편에 속합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이 드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한번의 투자실패가 가져오는 결과는 큽니다. 더구나 삼성전자와 달리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된 SK하이닉스의 사업구조는 D램·낸드 가격 사이클에 따라 순이익의 부침이 큽니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기준 현재 5조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발행한 회사채는 5조7000억원이며 전체 차입금은 12조원가량이라 여유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110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것과 대비됩니다. 삼성전자가 20조원을 투자해 공장을 늘리면서도 다른 업체의 인수를 고려할 수 있지만 SK하이닉스는 그렇지 않죠.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큰 돈을 들여 인수에 나선 것은 현재 적자를 내고 있는 낸드 사업의 체질을 개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텔은 SK하이닉스와 다른 낸드 기술을 지녔습니다. 인텔의 낸드 기술을 기반한 기업용 SSD(데이터저장장치) 제품은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96단 및 128단 낸드를 개발했지만, 기업용 SSD 분야에선 인텔 수준은 아닙니다.

투자비용에 대한 우려 외에 또다른 우려는 ‘중국 리스크’에 대한 것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기 위해 반도체 기술 및 장비 반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중국 현지에서 D램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다롄 낸드 공장까지 인수하게 되면 중국 의존도는 더 커지게 됩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경우 SK하이닉스가 중간에서 볼모로 잡히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다만 여러 우려에도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의 성장이 기대되는 건 사실입니다. SK그룹은 인수합병을 통해 성공한 그룹으로 꼽힙니다. 그간 경험으로 최태원 회장이 충분히 리스크를 계산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금은 이번 인수에 대해 판단하기 이른 시점입니다. 최 회장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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