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 LG디스플레이 ‘적자 탈출’이 반가운 이유

[취재뒷담화] LG디스플레이 ‘적자 탈출’이 반가운 이유

기사승인 2020. 10. 23. 17:3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OLED 양산출하차량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패널공장 양산출하식에서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대형 OLED패널 출하를 축하하고 있다. /제공=LG디스플레이
LG에는 ‘아픈 손가락’이 여럿 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정부 주도로 이뤄진 빅딜로 현대그룹에 넘겨준 반도체 사업이나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대표적이죠. LG디스플레이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근래에는 ‘적자’라는 단어가 LG디스플레이의 수식어처럼 붙어 왔지만, 사실 LG디스플레이는 2010년대 들어 해마다 꾸준히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던 회사였죠. 불과 3년 전인 2017년만 해도 2조461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그해 LG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영업이익(2조4685억)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었죠. LG디스플레이에게 ‘적자’라는 단어가 사실 어색한 셈이죠.

이후 중국 LCD업체들의 ‘제살 깎아먹기’식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더니 2019년 1분기부터 이후 지난 2분기까지 6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하는 ‘늪’에 빠지면서 ‘아픈 손가락’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LG디스플레이가 이번 3분기에 영업이익 1644억원의 ‘깜짝실적’을 기록하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IT부문 수요 증가와 LCD 패널 가격 상승 등 대외적인 측면이 크게 작용했지만, 적자탈출의 이면에는 뼈를 깎는 혹독한 체질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습니다.

인사 시즌이 아닌 상황에서 사령탑을 정호영 사장으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둔 데 이어 임원·담당 조직을 축소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하는 등 그야말로 비상경영 체제가 이어졌습니다. 2018년에 이어 지난해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많은 이들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고요. 2017년 말 3만3000여명이던 LG디스플레이의 직원 수는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2만6000여명 수준으로 7000명 정도 줄었죠. 떠나간 사람이나 남아 있는 사람 모두 고통을 감내한 시간이 결국 흑자전환이라는 결과로 도출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사실 이번 3분기 실적을 두고 LG디스플레이 내부에서조차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룰지 반신반의했다는 후문입니다. 그만큼 현재의 시장이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증권사들이 예측한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이달 초만 해도 영업이익 10억원대에 불과했으니까요.

4분기에도 IT부문 수요가 이어지고 모바일용 POLED 출하 확대, LCD 패널 가격 상승 등으로 우호적인 분위기가 예상되고는 있지만, 흑자전환을 떠받치는 이러한 요인들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만큼 지속적인 실적 성장을 예단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뼈를 깎는 혹독한 시기를 거치며 6분기 동안 이어진 지긋지긋한 적자의 고리를 끊어낸 것이야말로 격랑을 뚫고 나아갈 또 하나의 추진력이 될 것이라는 것 말이죠.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