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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혁신 잃은 인텔, 이건희 없는 삼성 혁신은?

[취재뒷담화]혁신 잃은 인텔, 이건희 없는 삼성 혁신은?

기사승인 2020. 10. 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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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 외면한 인텔 제조 기술력 상실
삼성, 인텔 반면교사 삼아 혁신 이어가야
2004년 이건희회장 반도체 방문
고 이건희 회장이 2004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당시 모습/출처=삼성그룹
반도체 업계 1인자로 군림했던 인텔이 최근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기업에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 알 수 있습니다.

인텔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51억 달러(약 5조79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습니다. 수익이 줄어든 것보다 더 뼈아픈 것은 데이터센터 등 주력 사업부문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미세공정 기술력의 부재로 삼성전자와 TSMC에 위탁생산 없이는 고성능 반도체 제조가 어려워졌다는 점도 치명적입니다. 이제 인텔은 설계와 제조를 총괄하는 종합반도체회사에서 설계 중심의 회사로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인텔은 한때 ‘외계인을 고문해서 얻은 기술로 반도체를 만든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기술 혁신을 자랑하던 회사였습니다. 그런 인텔의 몰락을 부른 건 전문경영인의 단기 성과에 대한 집착과 장기 투자에 대한 외면이었습니다. 2013년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면서 인텔의 핵심 제품인 중앙처리장치(CPU)의 공정미세화와 새로운 아키텍쳐를 연구하는 인력 대다수가 해고됐습니다. 연구성과는 더딘데 장기간 투자를 해야 하니 차라리 비용을 절감해서 단기 재무성과를 얻는 게 우선이란 이유에서였죠. 그 결과 인텔은 자기들의 반도체를 제조해줄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를 찾아다녀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인텔은 현재 삼성전자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대만 TSMC의 생산라인이 가득 차자 삼성전자 밖에 대안이 없었던 것이죠. 삼성전자 ‘세이프 포럼 2020 코리아’에 인텔의 그래픽 칩(GPU) 팀을 이끄는 라자 코두리 수석설계자 겸 수석부사장이 발표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이 CPU에 이어 GPU까지 인텔 칩을 수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인텔의 추락은 삼성에게 훌륭한 ‘반면교사’가 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와 5G(5세대)통신장비 분야 ‘혁신’에 공을 들이는 이유기도 합니다. 오늘날 삼성 반도체를 일군 고 이건희 회장은 늘 ‘위기’란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고인이 안주하지 않고 장기 투자에 매달린 덕에 삼성전자는 20년간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아버지의 고민을 이 부회장도 곁에서 지켜봤을 겁니다.

삼성 혁신은 이제 전적으로 이 부회장의 몫이 됐습니다. 사법리스크에 지배구조, 노조문제 등 현안이 많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혁신에 대한 삼성의 열망이 남아 있다면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올해 삼성 파운드리와 5G(세대)통신장비 사업부문의 선전에서 희망을 엿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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