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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中 당국 눈밖에 나, 앤트그룹 상장 연기

마윈 中 당국 눈밖에 나, 앤트그룹 상장 연기

기사승인 2020. 11. 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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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 정면 비판에 대한 후속조치인 듯
중국 금융 당국이 5일로 예정된 알리바바 산하의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무기한 전격 연기함에 따라 창업자인 마윈(馬雲) 전 회장이 당국에 단단히 찍힌 채 눈밖에 난 것이 아닌가 분석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의 신변에 대한 후속 조치까지 취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나아가 모그룹인 알리바바의 향후 경영 역시 당국의 주시하에 철저한 통제를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윈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에서 연설하는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 이때의 연설 내용이 당국을 불편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증권가 소식통의 4일 전언에 따르면 2일까지만 해도 앤트그룹의 홍콩 증시와 중국판 나스닥에 해당하는 상하이(上海)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상장은 거의 결정적이었다고 해도 좋았다. 상장 즉시 투자자들이 대박이 난다는 소문도 파다해지면서 중국과 홍콩 개미들의 자금 19조500억 위안(元·3200조 원)이 몰린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었다. 상장을 통해 345억 달러(39조 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앤트그룹의 계획 역시 가볍게 실현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가 3일 전격 발표한 공고문을 통해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갑작스럽게 돌변했다. 한마디로 모든 것이 올스톱된 것이다. 앤트그룹은 말할 것도 없고 투자자들, 증시 주변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카오스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다분히 의도적인 당국의 조치가 내려진 것은 아무래도 마윈이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행한 ‘와이탄(外灘) 금융서밋’ 연설과 관계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당시 그는 ‘위험 방지’를 지상 과제로 앞세운 채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한다는 요지의 말로 정부 금융 당국을 정면 비판했다. 당시 현장에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이강(易綱) 런민(人民)은행 행장 등 국가급 지도자와 금융 최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했는데도 그랬다. 당국 입장에서는 묵과할 수가 없었다고 할 수 있었다. 급기야 금융 당국은 10여일 후인 2일 마윈을 비롯해 앤트그룹 고위급들을 소환, “선을 넘지 마라”는 요지의 엄중 경고를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어 전격 상장 무기한 연기 발표가 나왔다. 진짜 작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로서는 앤트그룹과 마윈의 운명을 점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괘씸죄에 걸렸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앞길이 탄탄대로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민간 기업이 정부에 도전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정말 그렇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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