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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 평안 기원 효의왕후 글씨, 보물 된다

가문 평안 기원 효의왕후 글씨, 보물 된다

기사승인 2020. 11. 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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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부인 효의왕후가 쓴 ‘만석군전’(왼쪽)과 ‘곽의자전’./제공=문화재청
가문의 평안과 융성을 기원하며 쓴 정조 비 효의왕후(1753∼1821)의 한글 글씨가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효의왕후 김씨의 글씨를 비롯해 조선시대 대형불화, 사찰 목판 등 5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18일 밝혔다.

효의왕후 글씨 관련 유물의 보물 지정예고 명칭은 ‘효의왕후 어필 및 함-만석군전·곽자의전’이다. 효의왕후가 한글로 쓴 ‘만석군전’과 ‘곽자의전’ 본문, 효의왕후의 발문과 왕후의 사촌오빠 김기후의 발문이 담긴 ‘곤전어필(坤殿御筆)’이란 제목의 책과 이를 보관한 오동나무 함으로 구성된다.

효의왕후는 조카 김종선에게 중국 역사서인 한서(漢書)의 ‘만석군석분’과 당나라 역사책인 신당서(新唐書)의 ‘곽자의열전’을 한글로 번역하게 한 후 그 내용을 1794년 필사했다. ‘만석군전’은 한나라 때 석분이란 인물이 벼슬을 하면서도 사람들을 공경하고 예의를 지켰고, 자식을 잘 교육해 아들 넷이 모두 높은 관직에 올라 녹봉이 만석에 이를 정도로 부귀영화를 누렸다는 내용이다. ‘곽자의전’은 안녹산의 난을 진압하고 토번(吐蕃, 오늘날 티베트)을 치는 데 공을 세운 당나라 장군 곽자의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곽자의는 노년에 많은 자식을 거느리고 부귀영화를 누린 인물의 상징이다.

효의왕후는 발문에서 ‘충성스럽고 질박하며 도타움은 만석군을 배우고, 근신하고 물러나며 사양함은 곽자의와 같으니, 우리 가문에 대대손손 귀감으로 삼고자 한 것’이라고 필사 이유를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 책은 가문의 평안과 융성함을 기원한 왕후와 친정 식구들의 염원이 담긴 자료”라며 효의왕후 글씨가 보물로 지정되면 2010년 ‘인목왕후 어필 칠언시’(보물 제1627호) 이후 왕후 글씨로는 두 번째로 보물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경남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은 1808년 화승 18명이 참여해 제작한 것으로, 높이 10m 이상의 대형불화다. 석가여래삼존과 석가의 제자인 아난존자와 가섭존자, 부처 6존이 그려져 있다. 화기(畵記)에 ‘대영산회’(大靈山會)가 적혀 있어 그림이 영산회 장면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지정 예고 대상에는 경남 하동 쌍계사 소장 목판 3건도 포함됐다. 문화재청이 비지정 사찰 문화재의 가치 발굴과 체계적 보존관리를 위해 시행하는 ‘전국 사찰 소장 불교문화재 일제조사’를 통해 찾아낸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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